김대중 차기대통령의 청와대비서실은 대통령의 브레인역할에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김중권 비서실장내정자은 10일 "청와대 비서실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전념하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청와대
본래의 기능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해 김당선자의 싱크탱크역할에 충실할
것임을 밝혔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김당선자와 호흡을 맞춰오면서 어떠한 스타일로
보좌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인가를 충분히 검토한 끝에 내린 결론임이
분명하다.

우선 김당선자가 경제 통일 외교등 국정전반에 대해 비교적 견문이 넓은
편이어서 각부처의 장관을 불러 국정의 세세한 부문까지 직접 챙길 것이라는
점에서 비서실 기능개편이 필요했다고 볼수 있다.

이때문에 새로운 청와대비서실은 정부부처와의 정책조율보다 앞서 달리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뒷받침하고 국정을 알리는 일에 비중을 두고있다.

김실장이 그동안 청와대비서실의 홍보기능강화를 줄곧 역설해온 것도
대통령이 국정을 직접 챙길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었다.

김실장은 청와대비서실의 업무가 정부부처로 향하기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에 집중됨에따라 수석비서관회의를 활성화시켜 대통령이
국정을 일관되게 수행하는 일에 힘쓸 것임을 밝혔다.

그는 "수석비서관들이 자신의 소관업무가 아니더라고 특정사안을 놓고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 경제분야에서 경제수석의 독주현상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개혁성향이 강한 김태동 경제수석과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강봉균
정책기획수석간의 조율이 상당히 이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나머지 분야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안의 경우 수석회의에 부쳐져
문제의 소지를 상당부분 해소하는 여과과정을 충분히 거쳐 대통령의
실수를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특보를 임명하겠다는 것은 이같은 취지에서 정책을 결정하는데 2중
3중의 검증과정을 거치겠다는 당선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제특보는 또 새정부 출범초기부터 외환위기를 확실하게 극복하고
경제구조조정 민생안정 등 산적한 과제를 풀기위해서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두뇌집단을 두텁게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과 비서진간의 거리도 한층 좁아질 전망이다.

김실장은 청와대 본관에서 멀리 떨어진 실장과 수석의 집무실을 본관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하는 등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정책보좌를 할 수 있는
체제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한편 이번 인선스타일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특이한 방식
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김실장을 한달여전부터 내정해 수습기간을 갖게한 점과 자신의 측근이
아니라 구여권인사를 발탁했다는 점은 파격적이었다.

인선과정에서 김실장을 단일창구로 활용, 논공행상보다 비서진의 기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수있었던 것도 새로운 면모였다.

수석비서관의 후보를 미리 발표, 지상청문회를 통해 여론의 검증을
받도록한 것도 전례없는 인사스타일이었다.

<김수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