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강혜구 특파원 ]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선 예상대로 회의 주제인 "21세기의 새로운
도전"보다는 아시아금융위기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아시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또 어디까지 확산될지 등이 뜨거운
토론대상이었다.

현직 대통령을 비롯 각국에서 온 경제관료 기업.금융인들은 이번 포럼에서
이와관련한 자신들의 입장을 거침없이 쏟아 놓으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주요 발언내용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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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렌스 서머스 미재무부 부장관 =아시아경제는 비록 위기에 처해
있지만 튼튼한 경제적 기초(펀더멘틀)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성장 전망이
매우 밝다.

높은 저축률과 교육수준, 수출지향정책, 기업가정신 등의 요소가 아시아
경제의 커다란 장점이다.

그러나 이같은 장점은 정부의 올바른 경제정책이 뒷받침될 때 효과를
발휘한다.

IMF의 지원이 당장은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각 국가별 건전한
경제정책만이 현 위기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다.

<> 리란칭(이남청) 중국 부총리 =중국은 인민폐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아직은 중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나
중국은 그같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위기에 맞설 수 있는 대응조치를 마련
하고 있다.

금융파동에 따른 대아시아 비관주의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 지역의 장래는 밝다.

중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8%)를 달성하기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문제는 최근 협상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

조속히 이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


<> 레나토 루지에로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최근 아시아 지역에 불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바람은 아시아 금융위기를 악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보호무역주의 바람을 잠재우는데 앞장서야
한다.

아시아 국가들은 시장 개방폭을 확대할수록 금융위기가 빨리 해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아시아 금융위기를 잠재우는데 앞장서야 한다.

또 내수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을 서둘러야 한다.

중국은 폐쇄적인 서비스시장을 빨리 대외에 개방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오는 5월 WTO각료회담에서 WTO 가입승인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회장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기존의
국제금융기관으로는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 국제금융시장 문제들에 효과적
으로 대처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국제금융시장을 통제제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를 창설해야 한다.

제2차대전이후 브레튼우즈협정을 맺어 세계은행과 IMF를 창설했듯이
지금은 제2의 브레튼우즈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 루디 돈부시 MIT대학 교수 =한국의 경제위기와 관련해 위험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확신해도 좋다는 낙관론을 펴고 싶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문제점을 직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사태를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의 문제점들은 경제구조 등이 일본을 너무 닮았다는 것인데
김당선자는 이런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최적의 처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에르네스토 세디요 멕시코대통령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국가들은
멕시코의 위기극복을 교훈삼아 강도높은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지난 94년 위기에 처한 멕시코가 5백억달러의 구제금융기금을 절반만
이용한채 경제회생에 성공하고 기금의 조기상환까지 한데는 무엇보다
구제금융이후의 강력한 개혁이 주효했다.

따라서 지금 아시아 위기극복의 핵심열쇠도 외국투자가의 은행소유권
확대를 허용하는 금융개혁과 국민연금제도 재편성에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