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가 이달 들어 일제히 새 드라마를 선보인다.

3사 모두 대대적인 프로그램 개혁 선언 이후 내놓는 드라마인데다 그동안
브라운관을 떠나 있던 스타들과 인기PD 및 작가들이 대거 투입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겨내도록 용기를 주는 내용보다는 연상의
여인과의 사랑 이혼 등을 주제로 한 멜로물이 대부분이어서 "TV드라마는
IMF무풍지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S2와 MBC는 2일부터 월화드라마로 대결한다.

KBS2의 "맨발의 청춘"(이찬규 극본 김용규 연출)은 한때 은막의 여왕으로
불리던 여배우의 아들 장요석(배용준)이 법조인 집안의 딸 기혜준(고소영)과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갈등을 그린다.

"첫사랑" 이후 오랜만에 모습을 보이는 배용준을 비롯 고소영 변우민
이종원 김원희 등 호화 캐스팅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MBC는 이에 맞서 "사랑"을 방영한다.

"별은 내가슴에"의 이진석PD와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작가
주찬옥씨가 호흡을 맞춘 멜로물.

연상의 여자와 한 남자의 운명적 사랑을 다룬다.

남편과 사별한 한영지역에 김미숙, 그를 사랑하는 정인하역에 장동건,
영지의 옛연인 김준섭역에 이영하가 출연하며 이주경 정보석 김지수 구본승
등이 등장한다.

KBS2는 같은날 "신부의 방"후속 "결혼 7년"(김정극본 엄기백연출)으로
아침드라마 경쟁에 나선다.

안정된 가정의 현모양처(전인화)가 따뜻한 심성의 신경정신과 전문의
(변우민)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낙훈 김용림 천호진 나영희 박웅 등이 출연한다.

한편 MBC는 4일부터 새 수목드라마 "6남매"를 방송한다.

60년대를 배경으로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홀어머니와 6남매의 모습을 통해 훈훈한 가족애를 그릴 예정.

"폭풍의 계절" "아들의 여자" 등 가족물을 함께 만든 작가 최성실씨와
이관희PD가 호흡을 맞춘다.

톱스타 장미희가 8년여만에 TV에 복귀하고 윤미라 백일섭 최종원 등
조연들도 탄탄하다.

SBS는 "모래시계"후속으로 25일부터 "물새 우는 언덕"(김도우극본)을
내보낼 예정.

"임꺽정"의 김한영PD가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첫사랑에 실패한 여인이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옛남자 앞에 나타나 관계회복을 꿈꾸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

방은희 김주승 옥소리 등이 삼각관계를 엮는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