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 외채협상 대표단은 21일 오후(현지시간) 맨해튼 시티은행 본점에서
미.일.유럽 10개국의 14개 국제 채권은행 대표단과 회동,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금융기관의 단기부채 2백50억달러에 대해 상환기한을 1~3년
연장해 줄 것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들 채무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되 <>기업어음 <>역외금융
<>파생금융사품을 통한 채무는 정부에서 보증하지 않는 다는 원친을 제시
했다.

대표단은 또 JP모건이 제시한 국채 발행안은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채권단
이 대한 채권을 양도성대출증서(TLC)로 바꿔 시장에 유통시킬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대표단은 단기 채무의 중.장기 부채 전환과 관련, "상식선 이상의 금리를
적용할 경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시장 금리를 적용하되
6개월마다 재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국제 채권은행단은 이같은 한국측 제안에 대해 22일까지 내부 의견을
조율한뒤 23일 한국 대표단과 2차 협상을 갖기로 했다.

채권은행단은 이날 회동이 끝난 뒤 보도자룔르 통해 "오늘 회의는 매우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다"며 "각국 은행단이 한국측 제안 내용을 검토할
시간적 여유를 갖기 위해 2차 협상을 23일 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대표단의 수석대표인 김용환 비상경제대책위원회 당선자측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JP모건 플랜은 나의 아이디어
차원이었을 뿐 오늘 한국측이 내놓은 방안이 구체적인 양측간 협상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1차 협상에는 한국측에서 김 수석대표와 유종근 대통령 당선자
경제고문, 정인용 국제금융대사, 정덕구 재경원 차관보 등이 참석했으며
채권은행단쪽에서는 방카 코메르시알레 이탈리아나, 도쿄 미쓰비시은행,
시티은행, 싱가포르 개발은행, ING은행, 메릴린치, SBC워버그딜론리드,
노바스코시아은행, 체이스맨해튼은행, 도이체은행, HSBC은행,
호주내셔널은행, 소시에테제너럴은행 등 14개 대표단이 각각 참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