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과학원이 우리나라 순수기초과학연구의 메카로 우뚝 서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지난해말부터 고등과학원을 이끌고 있는 김정욱(64) 고등과학원 원장은
우리나라가 IMF개입을 초래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비상하기
위해서는 순수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연구활동을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순수기초과학연구는 "연구를 위한 연구"로 비쳐지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목표로하고 있는 산업기술개발의 기반이라는게 그의 지론이다.

"연구에는 두가지가 있어요.

산업기술개발을 위한 과제중심적 연구와 순수기초과학연구가 그것이지요.

국력은 산업기술로 대표되지만 이것을 뒷받침하는게 기초과학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업기술만 강조했지 기초과학은 등한시했어요"

IMF개입을 불러온 지금의 경제위기도 어찌보면 본말이 전도된 우리나라의
기술개발과 연구풍토에 기인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제는 기초과학에 눈을 돌려 한단계 도약을 위한 체력을 길러야한다고
강조했다.

"목표중심적인 산업기술개발전략은 성장의 시간을 단축시킬수 있지만
기초과학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피라미드를 거꾸로 세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대로라면 결국 쓰러지게될 우리나라의 연구개발전략을 바로잡는게
그의 과제.

연구과제와 돈은 많지만 시간이 없어 제대로된 기초연구를 할수 없는
대학을 대신해 기초과학연구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대학 및 산업계에
파급시키는 역할을 고등과학원이 할수 있도록 한다는 각오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구원들이 맘껏 창의성을 발휘토록 한다는
고등과학원 설립이념에 충실하면 노벨상감도 곧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58년 서울대(물리학과)졸업후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30여년간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물리학과)교수로 재직해온 그는
중성미립자 이론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