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IMF 차입경제로 인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논의에 있어 초점은
정리해고제 도입 자체의 여부라기 보다는 정리해고를 어떤 방식으로 도입할
것인가, 도입하는 경우 해고를 최소화할 방안이 무엇인가로 귀착된다.

또한 고용안정과 생활안정을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할것인지도 중요한 문제
이다.

사실 정리해고제의 도입은 종신고용에 대한 의식이 아직 잔존해 있는
우리국민의 정서에는 맞지 않으며,실업보험 등의 사회적 보호망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는 그 충격이 매우 크다.

더구나 현재의 정리해고 문제의 발단은 정부의 정책실패와 재벌구조 및
경영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대외적으로 우리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에 대한 홍보가 되어 있지 않은
탓도 크다.

대표적인 예로 외부에서는 근로기준법의 정리해고규정 유예조항을 정리해고
를 2년간 할 수 없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례를 들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통한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는 무분별한 규제완화를
위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속.원활한 구조조정을 통하여 전체적인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IMF와의 합의 이행이라는 외부여건에 따라 시한이 정해진것 뿐이다.

현재 "금융산업구조개선법"내에 부실금융산업 구조정에 관한 특례규저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경제현안중 최우선과제는 금융개혁이고,또 이와 같이 하는 경우 노동계의
저항은 줄일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산업구조개선법"의 개정만으로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므로,금융산업을 포함하여 전산업의 부실기업 고용조정
을 인정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다만 이 경우 "절차적 정당성 강화"를 통하여 정리해고가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즉 정리해고의 실질적 정당성 판단은 넓게 인정한다 하더라도, 사용자의
해고회피노력의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한 해고자 선발, 노조
또는 근로자대표와의 협의라는 절차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경우에는
그 해고는 무호료 보아야 한다.

해고는 최후의 수단으로 이루어질때만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므로
사용자는 근로시간 단축, 연장근로의 철폐, 배치전환, 전환훈련 등의 해고
회피노력의무가 있으며, 근로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는 임금삼각 등 근로보수
의 하향조정에 의하여 해고를 피하는 변경해고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구조조정과정에서의 실업급등에 대비한 실효성있는 실업대책이 수립
되어야 한다.

최근 정부가 밝힌 무기명 장기저리채권 발행에 의한 재원조달방식은 사실상
전망이 불투명하므로 현실가능한 대책이 밝혀져야 할 것이며, 단기실업대책
뿐만 아니라 차제에 우리 실정에 맞는 중장기 고용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정부는 노사정협의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으나, 노사정협의기구를 통한
합의도출이라는 이상적 절차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정부와 재계의 강력한
고통분담에 대한 구체적 밑그림을 노동계에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노동계도 더 이상 정리해고제 반대가 고용안정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노동계 스스로도 구체적인 고용안정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