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식 특파원]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잇따라 신공장 건설을 연기하거나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주력 생산품인 64메가D램의 가격 하락으로 수익력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18일 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히타치는 1천5백억엔을 투입될 이바라기현의
신공장 건설시점을 1년정도 연기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당초 3백mm 웨이퍼를 생산하는 신공장 건설을 99년까지 완료,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16메가D램에 이어 64메가D램의 가격도 계속 떨어져 수익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생산시점을 연기키로 했다.

64메가D램의 가격은 지난 2개월동안 40%가까이 하락했다.

히타치는 또 신공장의 경우 새로운 설비 도입으로 양산 초기부터 과잉
공급이 우려됨에 따라 생산물량도 축소할 방침이다.

히타치에 이어 도시바도 1천3백억엔이 투자될 이와테현의 신공장 건설
계획을 사실상 무기연기할 방침이다.

당초 오는 99년 가동을 목표로 올초부터 건설에 들어갔지만 구조적인
공급과잉 우려로 현재 공사를 중단한 상태이다.

후지쓰와 미쓰비시전기는 내년도 설비투자 규모를 삭감키로 하고
구체적인 조정안 마련에 들어갔다.

삭감폭은 올해에 비해 10-20%정도로 금액으로는 1백억-3백억엔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이테크조사기관인 IDC저팬 관계자는 "반도체 메모리는 오는 99년께야
수급상황이 개선돼 가격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