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차 함께 타기"

89년 우리모임을 시작할땐 이왕 움직일 차, 같은 방향이면 함께
타고가자는 소박한 뜻으로 모였다.

출근길 길가에서 발을 동동구르는 사람이나 퇴근길 마땅한 차편이 없어서
심란해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함께 태우고가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계속 하다보니 설날 추석 등에 귀성표를 못구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을
태워주는 "맺어주기 운동"으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자리가 남는 사람과 자리를 구하는 사람을 맺어주는 일,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태울 사람이나 탈 사람이 서로 믿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사고가 나면
보험처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신경써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또 좋은 일 하는데 주차편의나 통과료 감면 등 혜택은 없는지 물어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모든 문제점들을 해결하며 우리모임을 착실히 이끌어온 사람이 바로
한충희 사무총장(전 한진해운 선장)이다.

이밖에 김순용 이사장(성애병원 명예원장) 박성규 이사(흥사단 사무총장)
설재운 이사(교통개발연구원.교통학 박사) 이영진 이사(정신개혁 협의회
사무처장) 등이 우리모임에 뜻을 함께 하고 있는 맴버들이다.

나는 연출하던 TV생방송에서 한 사무총장을 취재하며 인연을 맺었다.

요즘 우리모임엔 경사가 겹쳤다.

지난달말 "새로운 교통문화만들기 운동 시민연합"(약칭 새교연)이란
명칭으로 공익법인 허가를 받은것.

또 근 10년을 한푼의 경비 없이 묵묵히 일해온 덕인지 지난12일
건설교통부와 서울신문사가 공동주최한 교통봉사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까다로운 법인설립 허가를 받고, 또 교통봉사상을 수상하면서 그동안
별 재정이나 조직도 없이 힘을 합쳐온 우리 회원들은 감회가 새로웠다.

교통지옥과 주차난,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문제, 에너지절약의
절박함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당장은 자동차 함께 타기 운동이 작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될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동차를 함께 타게되면 이웃과 새로운 대화의 장이 생긴다.

지난 설날 빈자리를 얻어타게 된 귀성객이 현장지원에 사용된 핸드폰으로
기쁨을 전하던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어머니, 차표가 없어서 못간다고 했었는디요.

뭔 사람들이 태워준다니께요.

곧 뵐랍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