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자금난 가중으로 시장조성을 포기하거나 실권주 인수를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쌍용증권은 지난 10월28일과 11월25일 각각 상장된 대원화성과
한국고덴시에 대해 시장조성을 포기했다.

당초 시장조성 기간은 한국고덴시의 경우 2월24일까지, 대원화성은
1월27일까지였다.

쌍용증권 관계자는 "증시가 극도로 침체상태에 빠진데다가 시장조성을
계속할 경우 증권사의 자금사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해 시장조성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쌍용증권은 시장조성을 위해 기관및 일반입찰물량이 30만주였던
한국고덴시의 주식 10만주를 사들였고 기관 일반입찰물량이 48만주인
대원화성 주식을 27만주 매수했다.

또 유상증자에서 발생한 실권주의 인수를 거부하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조흥증권은 동양강철의 유상증자에서 발생한 실권주 50만7천주(약
70억5천만원)를 인수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를 인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권주 공모가는 1만3천9백원이데 현재주가는 1만8백원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실권주 공모에서도 물량을 소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LG증권도 레이디가구의 유상증자 물량중 35%만 소화돼 나머지 물량을
인수할 지에 대해 내부검토를 진행중이다.

현재 시장조성을 포기하거나 실권주 인수를 거부할 경우 6개월에서
1년동안 인수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사가 시장조성을 포기하거나 실권주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 보호측면에서는 문제가 있지만 이미 증권사
2개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해당 증권사의 자금여력이 크게 악화되기
때문에 증권사의 자금공급등 다양한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