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점에 있던 빛이 사라지면서 1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이와 똑같은
빛이 완벽하게 재생된다"

공상과학영화 스타트렉 등에서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우주선에서
다른 행성으로 바로 이동하는 것"과 같은 이같은 "공간이동"(텔레포테이션)
현상은 미국의 전문과학잡지 네이처 11일자 최신호에 호주 인스브룩대 앤턴
질링거 교수팀에 의해 소개됐다.

로마의 또 다른 연구팀도 이와 유사한 연구를 수행, 다른 잡지에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들 과학자는 빛의 기본단위인 광자의 주요 물리적 특성에 관한 정보를
두 광자 사이에 전달함으로써 이 "공간이동"을 과학적으로 실제 증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정 정보가 전달된 광자는 다른 광자에 의해 원래
특성이 옮겨져 복사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자연계의 가장 미세한 입자간 물리적 특성을 옮기는 이른바
"양자공간이동"을 처음으로 밝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는 초고속 컴퓨터 개발을 한단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되며 과학자
들은 이어서 수년내 원자간, 십여년후에는 분자간 공간이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질링거 교수는 말했다.

이같은 "빛의 공간이동" 원리가 스타트렉과 같이 인간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그러나 보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미립자간 공간이동을 이용, 양자컴퓨터를
제작하는 것으로 이 장치가 마련되면 공간이동을 이용, 데이터를 실어나를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오늘날 기계보다 더 빠르게 특정 복합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