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Campus Life) 목소리 높이는 동성애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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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문화가 혼재돼 있는 90년대의 대학가에 동성애자 인권모임까지 등장,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과 몇년전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이들 동성애자
모임은 최근 연합단체까지 결성, 자신들의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
했다.
지난 2일 건국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양대 홍익대 이화여대 경산대 등 전국
15개 대학에서 모인 학생 1백여명은 동성애자 인권옹호를 주장하며 "범대학
동성애자인권단체"(이하 대동인)를 구성했다.
기존 각 대학별 친목 모임수준에 그쳤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자신들의
존재에 대한 사회의 인정을 공식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대동인 대표를 맡고 있는 양지용(서울시립대 3년)씨는 "대학에서 서로 만나
얘기하는 공동체에서 출발해 인권운동까지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동회는 서울 휘경동에 마련된 사무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미 일반에 알려진 서울대와 연세대의 동성애자 모임도 곧 회원으로
받아들인다는 생각이다.
또 여성운동이나 노동운동등과 연계해 정치적인 발언의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동성애 인권모임이 서서히 집단적인 목소리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올초부터이다.
지난 2월 동성애자들은 노동.안기부법 날치기 통과에 반대하는 노동자
집회에 참가, 정치적인 연대를 구체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심의조항 폐지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같은 변화상에 대한 대학인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대다수는 "우리사회 가치관으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뿐더러 받아들이기
도 쉽지 않다"는 냉담한 반응이다.
연세대의 한 학생은 "동성애에 대해 얘기하는 것조차 꺼리는게 주변의
현실이다"며 "더욱이 머리로는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해지기 위해선 다양성을 포용할수
있어야 한다.
동성애 모임도 하나의 사회현상이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
하다"(이화여대 총학생회 간부)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냉담한 반응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발한 동성애자
인권모임이 대학가에 어떻게 자리매김될지 주목된다.
< 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과 몇년전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이들 동성애자
모임은 최근 연합단체까지 결성, 자신들의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
했다.
지난 2일 건국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양대 홍익대 이화여대 경산대 등 전국
15개 대학에서 모인 학생 1백여명은 동성애자 인권옹호를 주장하며 "범대학
동성애자인권단체"(이하 대동인)를 구성했다.
기존 각 대학별 친목 모임수준에 그쳤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자신들의
존재에 대한 사회의 인정을 공식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대동인 대표를 맡고 있는 양지용(서울시립대 3년)씨는 "대학에서 서로 만나
얘기하는 공동체에서 출발해 인권운동까지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동회는 서울 휘경동에 마련된 사무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미 일반에 알려진 서울대와 연세대의 동성애자 모임도 곧 회원으로
받아들인다는 생각이다.
또 여성운동이나 노동운동등과 연계해 정치적인 발언의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동성애 인권모임이 서서히 집단적인 목소리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올초부터이다.
지난 2월 동성애자들은 노동.안기부법 날치기 통과에 반대하는 노동자
집회에 참가, 정치적인 연대를 구체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심의조항 폐지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같은 변화상에 대한 대학인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대다수는 "우리사회 가치관으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뿐더러 받아들이기
도 쉽지 않다"는 냉담한 반응이다.
연세대의 한 학생은 "동성애에 대해 얘기하는 것조차 꺼리는게 주변의
현실이다"며 "더욱이 머리로는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해지기 위해선 다양성을 포용할수
있어야 한다.
동성애 모임도 하나의 사회현상이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
하다"(이화여대 총학생회 간부)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냉담한 반응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발한 동성애자
인권모임이 대학가에 어떻게 자리매김될지 주목된다.
< 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