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에서는 승진하려면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으면 승진대상에서 제외된다.

교육훈련은 사원들의 의무이다.

현대전자는 지난해 교육이수점수제도라는 것을 도입했다.

이 제도의 골자는 연간 10점의 교육점수를 따야 승진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1점을 따는데 걸리는 시간은 80여시간.

부서원들의 교육점수취득률이 낮을 경우엔 부서장이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했다.

이같은 의무제도와는 대조적으로 교육과정은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교육으로 인한 근로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사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사원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을 원하는 시기에 받을 수 있다.

7월초 도입한 멀티미디어 활용 교육이 대표적이다.

인트라넷에 교육홈페이지를 개설해놓고 사원들이 동화상을 보면서
CNN영어 개인능력개발과정 등을 자율학습토록 하고 있다.

자율학습이라고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하루 30분이상 충실하게 공부해야만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멀티미디어 활용 교육은 예상밖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점심시간이나 일과후 컴퓨터 앞에 앉아 공부하는 사원들이 늘고 있다.

한때는 접속이 폭주하는 바람에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이에따라 동시에 3백명 (동화상 기준)이 접속할 수 있도록 서버 용량을
확충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기술교육훈련에는 특별히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산업에서는 기술에서 승부가 갈리기 때문.

지난 8월 기존 연수원과는 별도로 첨단기술연수원을 개원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였다.

이곳에서는 반도체설계기술 자동화기술 등 94개 과정을 운영한다.

최근에는 신청자가 몰려 수강신청후 한달 가량 기다려야 할 정도가 됐다.

21세기 비전 달성을 책임져야할 관리자는 국내외 유수대학에 보내
전략인재로 키운다.

해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에 40명을 보내 경영능력을 키우고 선진기업
경영전략을 배우게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미국 오리건대학교 MBA과정과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MBA
과정에도 관리자들을 보낼 예정이다.

목표는 "TOP 10".

과장급이상 관리자의 10%를 전략인재로 양성하는 것이다.

현대전자는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케팅전문가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경영대에 영업부문 관리자 20여명을 보내 6개월간 마케팅
교육을 받도록 한 것.

내년에는 유통전문가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고급인력 교육훈련에만 힘을 쏟는 것은 아니다.

양성훈련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기능인력 구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올들어서는 이미 고졸 2천2백50명을 대상으로 양성훈련을 실시한뒤
사원으로 채용했다.

이 인원은 연말까지는 3천명을 넘어서게 된다.

기능직 사원들의 학습욕을 충족시키고 직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사내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개설학과는 전자과 전산과 가정과 등 3개.

내년 2월이면 첫 졸업식을 갖고 1백여명이 전문학사 학위를 받는다.

현대전자는 지난해 연인원 15만명을 교육했다.

1인당 평균 7.4일 교육받은 셈이다.

지난달 열린 현대그룹인재개발연구대회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오늘 투자해야 내일 앞서간다"

현대전자는 최근 이같은 슬로건을 새로 내걸었다.

< 이천=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