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약세를 타고 주요 수출산업인 직물산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동국무역 갑을 성안 등 대구의 대형직물업체들의 직물수출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시작, 재고가 급감하는 등 사정이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최대 직물업체인 동국무역의 경우 최근들어
수출이 전년동기보다 12~13%정도 늘어났다.

이 회사는 이에따라 재고도 급감, 예년에 6개월분정도(1억8천만야드가량)가
쌓여 있던 것이 이제는 그 절반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수출비중이 70%에 달하는 동국무역은 원화환율이 오르면서 올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환차익만 1백5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생산량의 85~90%를 수출하는 갑을의 경우 월 8천만달러에서 1억달러어치를
수출하고 있는데 원자재수입가격도 올랐지만 그보다 수출비중이 높아 플러스
요인이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재고는 한달남짓한 분량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폴리에스터직물수출업체인 성안도 일단은 예년보다 15%정도
수출이 늘어났다.

이 회사의 김영기상무는 시장다변화와 품목다양화도 주효했다고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직물업체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이 근본적으로 여건이 좋아진 때문
이 아니며 외국바이어들이 가격을 끌어내리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아직
은 직물경기를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다.

경쟁자인 동남아각국의 통화도 원화이상으로 절하돼 있다는 지적이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