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 아이네트 사장 >

모든 변화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번 정보통신 분야의 시장 개방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 긍정적인 시각에서 보면 일단 새로운 서비스와 마케팅이 국내 시장에
도입되기 때문에 독점 체제에 안주해 있던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분발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통신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고 수요자
입장에선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 이점이 있다.

부정적인 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국내 정보통신 시장을 외국 기업이 잠식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이 경우 국내 통신관련 업체들엔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근시안적 시각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이 과정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대외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겪어야할 수순이다.

변화와 시련을 겪어야 글로벌 마켓에서 경쟁하고 또 살아남을 수 있다.

70년대의 우리나라 경제성장 과정에서 정부가 실시했던 보호정책은 태동기의
국내산업을 활성화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

특히 정보통신 산업처럼 국경이 없는 시장에서의 보호정책은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국내 업체들이 세계 통신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중국을 비롯 인도 베트남 남미 아프리카등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정보
통신분야에서 뒤떨어진 국가를 공략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수 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에도 외국 정보통신 기업의 국내시장 진출은 새로운
기회가 될수 있다.

기간통신사업자로부터 통신 인프라를 제공받아야만 하는 ISP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개방은 고품질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에따라 선진 기업의 마케팅과 서비스 전략을 습득, 이들과 경쟁할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는데 힘써야 한다.

결국 통신시장 개방은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도 통신 인프라가 확충되고
서비스가 진일보하는 좋은 기회가 될뿐 아니라 ISP들에도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