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운전을 대신해 주는 자동화고속도로가 미국에 최초로 등장했다.

운전자는 일단 컴퓨터를 작동시킨 후에는 운전대와 페달에서 손발을 놓고
눈을 감아도 된다.

그러나 22일 시범운행으로 첫선을 보인 미래의 자동화고속도로 모형은
2002년에 가서야 실용화될 것이며 시설 후보지는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

또 이같은 자동화도로를 운행할 특수장치 차량도 아직 생산되지 않고 있다.

이날 자동화고속도로 시범운행에 나선 12대의 승용차와 버스들에는 백미러
또는 앞창에 1인치짜리 비디오카메라가 달려 있고 자력장치와 레이더도
구비돼 있다.

이들 자동차들은 15번 인터스테이트 공로상에 설치된 12.2km의 실험용
자동화고속도로 구간을 완전히 컴퓨터 조종에 의존해 달렸다.

자동화고속도로 시험구간에는차로마다 어느 한쪽에 4피트(약 1.2m) 간격
으로 자석이 박혀있어 자력화된 자동차가 차선을 침범하지 않고 곧바로
달릴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의 비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계획추진자측은 별도의 고속도로
를 추가건설할 필요없이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거액의
연방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전국자동화고속도로시스템컨소시엄(NAHSC)을 구성,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멤버들중에는 제너럴모터스, 록히드마틴, 카네기멜런대 등이 포함돼
있다.

자동화고속도로 계획은 교통부에 "완전 자동화된 지능 고속도로 시스템"
개발권을 부여한 91년 연방법을 계기로 태동한 것.

이날 시범운행을 주관한 NAHSC의 관계자 짐 릴링스씨는 자동화도로 운행
효과에 대해 "처음 15초 동안은 진짜 흥분을 느끼지만 그 다음부터는(할일이
없어) 따분하기 그지 없다"고 자랑삼아 불평아닌 불평을 토로했다.

그는 "마치 운전기사에게 운전을 맡기고 편안히 등을 기대고 앉아 상상의
날개를 펴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