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이 21일 전당대회에서 이회창고문을 오는 12월의 제1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집권당 후보로 선출함으로써 대선구도는 일단 외형상으로는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총재를 포함한 "빅3후보" 대결로 윤곽이
잡혔다.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이같은 3자 대결구도가 5개월 가까이 남은 대통령
선거 본선까지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새로운 변수의 등장으로 전면적인
"새판"이 짜여질지에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연말 대선을 3당 후보인 "1이 2김"간의 대결구도로 보는 것은
다소 순진한 분석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야권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두 김총재의 정치적 색깔이나 지역적 연고, 지지자들의 성향등을 종합적
으로 고려할때 단일화보다는 양김총재가 각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현재로서는 지배적인 관측이다.

신한국당의 경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대선구도를 바꾸어 놓을
변수들이 많다고 보고 있다.

우선 이회창대표는 당내 경선과정에서 경쟁관계에 섰던 후보들을 포용
하기에는 정치노선이나 성격상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강하다.

경선을 앞둔 시점에서의 대표직수행문제를 놓고는 이한동고문과, 금품
살포설과 관련해서는 박찬종고문, 음해문서사건으로는 이수성고문등과
"건너올 수 없는 다리"를 이미 건넜다는 분석이다.

또 이대표가 역대 대통령선거의 승패를 좌우했다고 할 수 있는 영남권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제2의 범여권후보 탄생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의 투표성향이나 이번 경선과정에서 재확인된 지역 갈등구도
는 경선후보들에게 당내 세확보 여부 못지않게 지역정서가 정치인의 "장래
설계"에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는 점을 인식시켜 줌으로써 경선구도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경선을 포기한 박찬종고문이나 1차투표에서 근소한 표차로 2위에서 탈락한
이수성고문의 경우 지역적 연고를 바탕으로 대통령선거전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자극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독자출마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같이 여권내에서 일고 있는 "영남후보론"등 반 이회창진영인사들의
독자세력화 움직임은 그 파급효과가 어느정도에 미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지만 어떤 형태로든 가시화 될 것이라는데는 대부분의 정치분석가들이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연말대선은 적어도 4파전 이상의 "다자대결" 구도로 갈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이기택총재의 민주당도 대선구도를 다자구도로 몰고가는 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총재가 오는 24일 치러질 포항북구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이총재가 직접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민주당이 정당으로서 존립하기 위해서는 외부인사를
후보로 옹립하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신한국당의 이수성고문이나 제3의 인물을 영입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대선구도가 "다자대결" 구도로 갈때 김대중 김종필총재간의 야권후보단일화
의지도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입장에서는 여권후보가 충청도 출신임을 감안할때
같은 지역적 기반을 가진 자민련 김종필총재가 출마해 표를 나눠가도록 하는
전략도 주효할 수가 있다.

또한 자신으로 단일화가 됐을 경우 득표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
경북지역의 표분산을 위해서도 김종필총재의 출마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연말 대통령선거까지에는 상당한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어 어느
누구도 대선구도를 단정적으로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박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