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업체들이 해외로 줄달음치고 있다.

동남아 중국 구소련지역을 발판으로 중남미와 일본 미국 유럽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해외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합작투자및 플랜트수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의 성장무대를 해외로 넓히고 경영다각화도 꾀하려는 노력은 90년대
들어 부쩍 활발하다.

중국만 하더라도 한.중수교가 이뤄진 92년이후 동아제약과 일양약품이
들어가 자양강장제드링크시장을 놓고 제2의 박카스-원비 전쟁을 재연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연간 3천만병의 박카스 생산시설을 갖춘 현지공장을 지난해
10월 중국 강소성 오강시에 완공, 중국및 동남아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중국에서 약 70만병을 파는 성과를 거뒀다.

일양약품은 중국 강소성 양주 고우시에 지난 6월 의약품공장을 완공하고
곧 소화제 항생제 등 치료제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원비디는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7백23만달러어치가 팔리는 호조를 보였다.

한미약품은 지난 95년 중국과 합작으로 자본금 2백만달러 규모의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이달부터 북경시에 메디락베베등 어린이 정장제
생산공장을 지어 98년께 완공할 예정이다.

신풍제약도 중국 천진시에 항생제 소염진통제 등을 생산하는 현지공장을
올해 하반기에 완공, 가동키로 한데 이어 내년초에는 베트남 현지공장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녹십자 제일제당 LG생활건강등은 백신과 항생제 부문에서 해외시장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녹십자는 중국 안휘성에 합작법인인 안휘녹십자유한공사를 설립,
공장건설에 들어갔으며 오는 8월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일제당은 95년 8월 인도에 간염백신 생산기술과 제조설비를
8백40만달러에 공급키로한데 이어 같은해 10월에는 우즈베키스탄
국립바이러스연구소와 총1천2백65만달러규모의 간염백신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특히 95년 국내제약업체로는 처음으로 항생제 효소소염제 간염백신등을
통틀어 1억달러어치 이상의 의약품을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LG생활건강도 지난 84년 미국에 LG바이오테크사를 설립,
생명공학의약품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심장순환치료제 전문벤처기업인 TBC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유한양행은 결핵환자가 많은 인도에 항결핵제약 생산공장 GTBL을
설립했다.

유한은 여기서 생산된 항결핵제를 인도와 중동 아프리카지역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원료의약품 전문업체인 우평의 경우는 지난 93년 베트남에 진출,
2천3백만달러규모의 항생제생산 한.중 합작사업을 펼치고 있다.

종근당은 94년 스위스 노바티스와 합작으로 인도 마하드지역에 결핵치료제
공장을 짓기로 하고 올하반기에 준공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올봄 브라질에 제3세대 세파계 항생제와 위궤양치료제
오메프라졸을 자기브랜드 "오엠피"로 수출, 중남미 완제의약품 수출의
물꼬를 텄다.

특히 장기이식수술전후에 필수적인 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포린-A"를
자체개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 선진국 일반의약품시장으로
나간다는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선무약은 솔표우황청심원등 지난해 2백60만달러어치의 한방제제를
수출했고 올해에는 이보다 35%증가한 약4백만달러어치를 무난히 수출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규제장벽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 69년 완제의약품을 처음
수출한후 29년간 계속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중외제약은 지난해 8백만달러어치의 각종 수액제와 항생제 항암제등을
아시아지역과 중남미에 수출했다.

이 회사는 베트남에 수액의 70%를 공급하는등 동남아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있으며 이를 발판으로 동유럽과 남미지역으로 수출지역을 확대시켜나갈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올해들어 해외사업부를 신설하고 수출무대를 기존의
아시아시장에서 미주및 선진국으로 넓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2000년까지 1천만달러어치의 의약품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크고 작은 제약업계의 해외현지법인 설립과 수출촉진노력은
값지지만 단순수출은 단발성에 그칠 공산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해외현지파트너와의 긴밀한 협조, 지역별 해외마케팅전문가양성,
기술이전과 밀착된 영업전략이 유기적으로 구사돼야 미약한 국내제약업계의
영업력을 강화시킬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