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신탁이 매입하는 기업어음(CP)의 60%가 은행이 개발신탁을 파는 조
건으로 사들이는 옵션CP인 것으로 밝혀졌다.

8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신탁이 기업에 개발신탁 수익증권을
파는 조건으로 매입하는 CP,일명 옵션CP 규모는 27-28조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은행신탁계정이 보유한 CP(45조원)의 60%수준으로 CP할인잔액의 30%
에 달하는 규모다.

종금사가 할인하는 CP의 70-80%를 은행이 사간다고 볼때 상당수CP가 기업
과 은행의 사전약속에 의해서 할인된다고 볼수 있다.

특히 조흥 서울등 5대 시중은행의 경우 개발신탁 수신의 80%가 옵션CP와
연계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후발및 지방은행들도 개발신탁 수신의
50%가 옵션CP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옵션CP는 기업이 발행한 CP를 종금사가 할인하고 이를 은행신탁이 일정기
간(개발신탁 만기와 일치되며 통상 2년)매입하는 형식을 취한다.

CP만기는 통상 6개월이기 때문에 은행이 만기재연장을 해주면서 매입하
는게 관례다.

기업은 CP발행대금을 개발신탁에 넣어두는 대신 수익증권을받아 이를
증권사에 매각에 필요자금을 확보한다.

옵션CP거래가 이처럼 활발한 것은 은행입장에서는 일정수준 이상으로 개
발신탁 배당율을 내야 하는데 CP매입금리를 일정수준이상의 고정금리로약
정할수 있어 배당률 보장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개발신탁 수신을 늘릴수 있는 것도 잇점이다.

기업의 경우 금리변동위험없이 안정적으로 장기자금 확보하고 회사채 발
행이나 대출보다 절차가 간편하다는 잇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잇단 대기업의 부도로 은행신탁의 CP매입이 보수화되
면서 기업의 신용리스크에 신축적으로 대응키 위해 장기계약으로 운용되는
옵션CP 규모를 점차 축소하고 있다.

실제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옵션CP 만기도래시 재연장을 기피하는
은행이 등장하고 있다.

아시아자동차의 자금악화설이 불거져 나온것도 H은행이 옵션CP 만기재
연장을 기피한게 주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일부 종금사가 은행이 매입을 약속한 옵션CP의 할인을 꺼리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옵션CP는 종금사가 별도의 여신심사및 자금부담없이 중개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적극 할인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된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