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농.수.축산물의 수입이 사실상 전면 허용되자 외국산 오렌지
닭고기 홍어 등 수천t이 부산항을 통해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서울소재 향도상사 퍼시픽림 녹산통상 등 19개 수입업체는 2일 미국산
발렌시아종 오렌지 5천3백여t을 부산 자성대와 신선대 부두를 통해 반입한
뒤 국립식물검역소 부산지소에 검역을 신청했다.

이같은 신청량은 오렌지가 수입된 지난 95년 이후 하루 최대물량이다.

식물검역소는 한꺼번에 오렌지 수입이 몰려 검사인원이 부족하자 기존
3개조 6명으로 구성된 검사팀을 14명으로 늘리는 등 비상검사팀을 구성,
검역을 실시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아나실업 등 4개사도 태국산 및 미국산 닭고기
1백여t을 들여와 국립동물검역소 부산지소와 부산경남본부세관에 각각
검역과 통관을 신청했다.

이밖에 돼지고기 수백여t도 지난달말 부산항에 들여와 보세냉동창고에
보관된채 통관신청을 대기하고 있다.

동물검역소와 세관은 이 물품에 대해 3일까지 검역과 통관을 완료하고
앞으로 돼지고기 등의 반입이 잇따를 것에 대비해 비상대책반을 운영키로
했다.

서울소재 (주)일흥도 2일 중국산 냉동홍어 12t을 국립수산물검사소
부산지소에 검역을 신청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조선식품과 세계수산도 지난달 30일과 26일 중국산
조기 80t과 갈치 20t을 부산항을 통해 들여온 뒤 보세냉동창고에 보관,
검역신청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식물검역소 이남복 부산지소장은 "오렌지수입 등이 늘 것이라고는
생각했으나 개방 첫날부터 한꺼번에 5천t이상이 쏟아져 들어올 줄은 몰랐다"
며 "이번에 수입된 오렌지를 검사한 결과 당도가 높고 품질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포도 감귤 등 국내 농산물의 경쟁력 약화가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