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반'' / 제일제당 >>


제일제당 "햇반"은 우리의 주식인 밥을 즉석식품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시판초기부터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반찬류는 여러종류의 즉석식품이 나와있었지만 제대로된 즉석밥은 햇반이
처음이다.

즉석밥 시장은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물려 햇반이 나오기 전에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제품도 냉동밥 볶음밥 즉석공기밥 등으로 다양해졌다.

즉석밥은 독신자나 맞벌이부부,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특히 어필했다.

하지만 기존의 즉석밥은 밥맛이 떨어지고 푸석푸석하다는 불만을 들어왔다.

소비자들은 간편하고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면서도 집에서 한 것처럼
맛있는 밥을 원했다.

제일제당의 햇반은 이같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겨냥한 제품이다.

지난 1월 선 보인 이 제품은 전자레인지에 2분, 끓는 물에 10분만 데우면
금방 지은 것 같은 밥이 된다.

기존의 가공밥의 품질과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완전히 해소한
신개념의 상품이라고 제일제당은 강조한다.

햇반은 인스턴트 식품에서 흔히 발견되는 부실함이 나타나지않아 수요가
가파른 속도로 늘고있다.

새로운 소비자들이 생겨나는가 하면 먹어본 사람들의 재구매도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냉동밥과 즉석밥의 경우에는 유통과정에서 변질되는 것을 막기위해
밥 고유의 맛과 품질을 희생하는 반면 "햇반"은 집에서 지을때와 똑같은
과정으로 만들어진다는게 제일제당의 설명.

공정에서 뜸까지 완벽하게 들인 후 "다된 밥"으로 시판되는데다 국내
최고 품질의 경기도 이천쌀만을 사용해 밥맛이 뛰어나다.

무균포장기술로 유통기한의 문제도 말끔히 해결, 품질 손상에 대한 우려를
없앴다.

햇반은 반도체공장과 같은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한 클린룸에서 제조된다.

따라서 일반 대기중의 미생물 침입을 완벽하게 차단,상온에서 5개월까지
유통이 가능하다.

햇반은 밥할 시간이 없거나 귀찮아서 대충 때우는 신세대부부 또는 밥이
떨어지거나 혼자 있을 경우 부실하게 식사를 하는 주부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그런 점에서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되 제대로 된 밥을 먹고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합되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햇반은 등산이나 낚시 여행등 야외 나들이용으로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강남 공항터미널인근의 현대백화점과 김포공항 근처의 점포에서는 해외에
거주하는 친척및 자녀들에게 식사대용으로 보낼 수 있도록 포장해달라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고 제일제당은 밝혔다.

이 회사는 이에따라 미국등 해외교포들이 많이 거주하고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햇반수출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햇반은 지난 1월 시판 15일 만에 2억5천만원어치가 판매된데 이어
2월에는 매출액이 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3월 5억원, 4월 7억원에 이어 본격적인 행락철인 지난달에는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밥을 편의식품화한 제일제당의 햇반은 식문화의 서구화로 점차 붕괴되어
가고있는 쌀밥을 주식으로하는 우리고유의 식문화를 지키는 첨병역할도
하고 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