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체로 맑음, 무역.해운=다소 흐림"

반환이후 홍콩경제에 대한 예보다.

홍콩 전문가들은 반환이후에도 국제금융센터로서의 홍콩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존 워즈워드 아시아담당회장은 "홍콩은
최소한 앞으로 5년간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효율적인 금융시장으로 남을 것"
이라고 장담했다.

그 이유로 선진적 금융인프라, 양질의 전문인력, 신뢰받는 기업환경 등을
들고 있다.

펀드매니저 등 금융인력공급측면에서 홍콩은 런던과 뉴욕에 이어 세계
3위에 랭크돼 있다.

최대 강점은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지닌 중국을 배후시장으로 갖고 있다는
것.

김종혁 한국은행 홍콩사무소 소장은 "향후 증권업무의 중심지로 본토기업
들의 증권발행.인수, 매매중개 등 내륙의 경제발전에 따른 업무확대로 인해
보다 많은 비즈니스기회가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들어 중국기업들의 홍콩증시상장이 러시를 이루면서 오랜만에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 12일 사무소를 개설한 강원은행의 이덕수 소장도 "중국시장개척을
위한 교두보로서 홍콩의 중요성을 인식, 진출키로 결정했다"며 "현재 비관론
보다 낙관론이 훨씬 우세하다"고 소개했다.

홍콩은 또 해외자금의 중국유입시 주요 채널역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년동안에도 중국으로 유입된 1천5백억달러의 외국인 투자금액중
60%가 홍콩을 거쳐서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홍콩이 해외자금의 중국유입에 있어 싱가포르나
상하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이의 경우는 그동안 외국자본보다 주로 국내자금을 조달하는 창구
역할로 활용돼 홍콩을 따라잡기에는 아직은 벅찬 것으로 진단했다.

싱가포르도 홍콩반환에 맞춰 국제금융업무을 육성하기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협소한 국내시장과 전문인력부족 등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센터로서의 장밋빛전망에 반해 홍콩이 여전히 무역.해운중심지역할을
할 것이라는데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다.

홍콩은 현재 1백여개국의 4백60개 항구를 연결하는 국제해운의 중심지로
지난 90년이래 화물물동량이 매년 16%씩 늘어나는 고속성장을 구가해왔다.

특히 95년 컨테이너화물 물동량은 전년비 10.5%증가한 1천1백19만TEU로
4년연속 세계 제1의 컨테이너항위치를 지켜왔다.

이처럼 호시절을 보낸 홍콩항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이성배 KOTRA홍콩무역관 부관장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은 중개무역지로서 홍콩기능을 약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WTO가입후 중국은 국제적 무역관행을 준수해야 하며 따라서 국제신용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럴 경우 중국과의 무역에서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굳이 비싼
중개료를 지불하면서 홍콩기업을 중개회사로 이용할 이유가 없어진다는게
이부관장의 설명이다.

중개무역지로서 주요 인프라중의 하나인 해운시설도 홍콩장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

홍콩은 이미 컨테이너처리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고가의 항만
사용료로 많은 기업들이 홍콩을 경유하지 않고 중국과 직거래를 시도하고
있다.

상하이, 싱가포르, 대만등지를 중심으로 대체항의 급부상과 양안간 직항로
개설도 홍콩항의 기능을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피터 글래스 홍콩항만개발청 고문도 "대체항구가 발달하기 전에는
황금시대를 누렸다"며 "앞으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위해선 항만사용료
인하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지 모르지만 홍콩항이 당분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없진 않다.

롭 그브즈덴 리만브라더스 이코노미스트는 "홍콩항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들더라도 본토시장자체가 워낙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홍콩 세계4대금융센터 / 하루 외환거래 730억달러 ]

2차대전직후 중국내륙과 동남아로부터 대량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은행업
발전의 기반을 마련한 홍콩.국제금융메카로서의 명성에 걸맞게 보유하고
있는 세계타이틀도 많다.

홍콩은 취급 금융자산규모로 뉴욕 런던 도쿄에 이어 세계4대 금융센터로
확고한 위치를 누리고 있다.

외환시장도 하루 평균거래규모가 7백30억달러(95년기준)로 세계5위에
랭크돼 있다.

홍콩은 또 싯가총액 3천억달러로 세계에서 6번째, 아시아에서 도쿄에
이어 두번째로 큰 주식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40여개국 1백56개의 외국은행을 포함, 3백80개 은행들의
주요 활동무대로 홍콩은 반환후에도 당분간 국제금융센터기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 홍콩 특별취재팀 > -임혁 < 산업1부 기자 >
-김수찬 < 국제1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