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 최대세력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는 16일 제1차 상임집행
위원회 및 확대간부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후보추대작업"에 착수했으나
후보결정의 시기와 방법론에 대해 분명한 가닥을 잡지 못했다.

이날 회의는 그러나 출범 당시의 경선 중립이라는 입장에서 벗어나 어떤
형태로든 지지후보를 내놓아야 한다는데는 의견 접근을 봤다.

정발협은 그동안 누차 정권 재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음에도 김영삼 대통령의 중립의지, 특정후보를 지지했을때에 예상되는
당내 일부 주자의 강력한 반발 등을 감안할때 결국은 어느 후보의 손도
들어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어느 시기에 가서는 지지후보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일부에서는 그 시기를 좀더 앞당겨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처럼 계속 중립을 지키다간 이회창 대표의 대세론에 휘말려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인 셈이다.

이수성 박찬종 고문이건, 이인제 경기지사건 하루빨리 주자를 정해야 경선
과정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입지를 확보할수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발협의 "주류"라 할수 있는 후보 조기 결정론자들은 그러나 정발협 참여
위원장들의 지지면에서 선두를 달리던 이수성 고문의 지지세가 주춤해지고
이인제 지사의 인기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다소 고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수성 고문이 선택대상 후보에서 다소 밀리면서 박고문과 이인제 지사가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발협 내부에서는 그러나 마지막까지 중립을 지키야 한다는 "비주류측"의
견해도 만만찮다.

이들은 중립의지를 바꿀 경우 선택받지 못한 당내 대선주자들은 물론이고
나라회 등 민정계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어쨌든 지지후보 결정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정발협은 오는 20일
전국 1백20여명의 지구당 위원장이 참석하는 이사회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상"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의 후보선정 수순을
밟아갈 예정이어서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