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비롯한 자기기록매체, 초전도체, 특수폴리머 등의 표면층을
형성하는 원소의 깊이별 분포를 비파괴방식으로 정밀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자원연구소 분석연구부 이온빔분석연구그룹 김영석 박사팀은
소형입자가속기를 사용, 수십 옹스트롬(1억분의1cm) 두께의 초박박막내에
포함되어 있는 산소 질소 등 가벼운 원소의 깊이별 농도를 수천만분의 1cm
(원자크기의 10배정도)단위로 정량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방법은 염소이온을 수백만V로 가속시켜 시료에 충돌시킨 후
시료에서 튀어나오는 원소를 비행시간측정법에 의해 5백억분의1초의
정확도로 측정해 분석하는 것으로 선진국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개발되기
시작한 첨단기법이다.

첨단신소재의 기능은 보통 재료 표면층의 특성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방식으로는 어려웠던 가벼운 원소의 분포까지
정량분석할 수 있는 이번 시스템의 개발은 국내의 신소재개발연구를
가속화할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방법은 특히 국내에 보급되어 있는 소형입자가속기로도
대형가속기를 사용하는 외국과 비슷한 수준의 분석결과를 얻을 수 있어
국제적인기술의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이차이온질량분석법(SIMS), 오제전자분광법(AES)등의
박막분석기법이 보급되어 있으나 이들 방법은 모두 재료표면을 깎아내며
분석하기 때문에 원소의 양을 정확히 알아내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김박사는 "자원연구소는 지난 88년 국내 처음으로 소형입자가속기를
설치한 이래 PIXE(양성자유발 X선 발생법), RBS(러더포드후방산란법)를
포함한 초정밀 분석법을 개발해 왔다"며 "이번에 개발된 분석시스템및
기법을 7월중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에 보고하는 것을 계기로
보다 정밀한 재료분석기법을 개발해 국내 첨단신소재 개발연구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