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는 오르고 실질 거래가는 떨어진다"

최근 분당 일산등 수도권 5개 신도시에서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부동산 업소에 매매의뢰되는 아파트 매물의 호가는 지난 4월말에 비해
소폭 오르는 등 거품이 일고 있으나 실제 매물 거래가는 같은 시기보다
거품을 뺀 것은 물론 오히려 낮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는 것.

이같은 현상은 분당 등 신도시 아파트값은 지난 2월말이후 줄곳 하향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기준시가 상승으로 양도세가 오르게 되자 매도자들이
양도세 상승 폭만큼 아파트 값을 올려서 내놓는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집을 찾는 매수자들은 급한 게 없다는 듯 호가가 오른 매물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으며 오히려 지난 4월에 비해 내린 아파트만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

분당신도시 분당동 샛별동상아파트 48평형은 지난 4월말까지만 해도 3억
3천만~3억4천만원에 매물이 나왔으나 최근에는 5백만~1천만원이 인상된 3억
3천5백만~3억5천만원에 업소에 나오고 있다.

일산 등 다른 신도시도 마찬가지.

일산의 백마청구아파트 49평형 매매가는 4월말 현재 2억8천만~3억원이었
으나, 지난달 중순께부터 5백만~8백만원 가량 오른 가격에 매물이 업소에
출현하고 있다.

이밖에 산본신도시 백두극동아파트 35평형도 최근 거래없이 5백만원이
오른 1억8천만~1억9천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상승한 값에 거래가 이뤄진 사례는 한 건도 없다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는 지난 4월말, 5월초에 비해 떨어진 값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분당의 까치신원아파트 38평형은 4월말보다 3백만~5백만원이
떨어진 2억3천5백만~2억7천5백만원에 거래가 이뤄졌으며, 일산 마두동 강촌
우방아파트 32평형도 최근들어선 3백만원이 내린 1억6천7백만~2억3백만원에
매매계약됐다.

이에따라 부동산 관계자들은 신도시 주택 구매시기를 거품이 걷힐 때까지
늦추거나, 필요한 경우 주변 아파트 거래가격을 잘 살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방형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