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한잔하고 카하면, 파라다이스"

40대 이상의 중장년 남자들은 이 CM송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논두렁에서 공사현장에서, 또는 하루일을
끝내고 즐겨 찾던 두꺼비 소주.

70여년 국민과 함께 희로애락을 같이 해온 이 소주회사가 최근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주가들 사이에서 돕는 셈치고
"이왕이면 진로소주로 주세요" 하는 분위기가 퍼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양주 수입증가율 세계1위,외국의 양주업자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시장.

소비자운동 단체의 "양주 덜마시기" 운동이 무역마찰로 까지 비화되는
부끄러운 현실에서 오랜만에 듣기 좋은 소식이다.

최근 우리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여-야, 민간단체, 노사가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경제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큼직한 대책도 중요하지만 작지만 우리 국민 모두가 가슴으로 동참할수
있는 실사구시적인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재작년에 양파가 많이 생산되는 바람에 농협에서 양주(양파소주)마시기
운동을 전개한 적이 있다.

기왕에 마실 술이라면 건강에도 좋고 양파 소비도 늘려 우리농민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목적에서 시작했는데 상당히 좋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었다.

주전자에 양파를 잘게 썰어 넣은 다음 소주를 부으면 양파소주가 되는데
맛이 순하고 부드러워 마시기에 부담이 적다.

양파는 피를 맑게 하는 효능이 뛰어나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한다.

산문에서는 음식재료로 마늘과 양파를 쓰지 않으며 술과 더불어 반입을
금지하는데 이는 스태미너를 증진시켜 수행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요즘 양파는 품종개량을 해 날로 먹으면 눈물이 질끔 나던 옛날의 매운
맛은 많이 사라지고 오히려 단맛을 느낄수 있다.

마침 햇 양파가 출하되는 시기에 건강도 지키고 어려운 농민도 도우며
기업도 살린다는 1석3조의 목적에서 양파를 넣은 "농협양주(?)"를 마실 것을
권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