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수성 고문은 10일 당내 대선후보 경선출마 여부와 관련,
"대통령은 모든 희생과 짐을 다 져야 하는 자리"라면서 "내 마음은 거의
기울어져 있으며 차차기란 있을 수 없고 어떤 면에서 시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경선출마를 선언했다.

이 고문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에 참석, 이같이
밝힌뒤 "무임승차"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학에 몸담고 있을 때도
정치를 지켜봐 왔으며 지난 4.11총선때는 총리로서 공정성 시비가 없을
정도로 철저히 관리해 당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김현철씨 등 "신민주계"가 영입파를 내세워 정권을 재창출하려
했다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음모론과 관련, "그들중 몇분이 찾아와
여러 얘기를 나눈 적은 있지만 그 내용을 밝히진 않겠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민주계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오랜 인권탄압시절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온 역사적 정통성을 갖고 있으며 어떤 혐의가 있다 해서 그
세력 자체를 매도해선 안된다"면서 "이를 민주계에 대한 나의 지지의사라고
봐도 좋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 일각의 대통령 하야주장에 대해 "대통령이 하야하면 북한이나
내부의 파괴세력 등 득보는 사람이 따로 있을 것"이라며 "하야는 비정상적인
헌정운영이며 설혹 잘못이 있더라도 국민이 감싸줘 임기를 채우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말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또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이고문은 "대선이나 총선때 법을 지킨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라고 전제한뒤 "국민들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으나 정치자금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우리 정치의 현실을 국민들이 이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를 하려면 어차피
돈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과다한 돈이나 대가가 있는 돈 이외의 것은
받아야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전직대통령 사면문제에 대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나
개인적으로 누구나 과오는 있으며 증오에 기초한 정치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면할 생각이 있다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 손상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