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기업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질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지원시책을 마련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자면 기업의 창업동기와 창업과정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기업도 인간이 탄생시켜 운영하기 때문에 창업동기도 사람에게 있고,
그 창업과정도 사람에 의해서 진행된다.

사회분위기가 창업동기를 북돋울수 있고 창업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정부의 정책과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기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누구를 위하여 창업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누구나 기업을 창업할 때는 그 기업이 누구에게 기여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기술을 가진 사람은 그 기술이 자기자산으로 인정되어 어느정도의 배당이
자기몫으로 돌아올 것인가를 생각한다.

자본을 가진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심리적 갈등을 어느정도 해소하는 것이 창업활성화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그리고 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당면과제이다.

금융기관은 체질적으로 모험투자가 어렵고 개인투자자는 객관적인
기술평가 능력이 약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개인자본가를 모험기업에 끌어들이는 방안을 여러
각도에서 검토하여야 한다.

한국적 풍토에서는 기술과 개인자본이 협력하여 벤처기업을 탄생시킬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미흡하다.

연금제도 등 여러가지 제도적 측면에서 개인의 미래 생활안정이 완전하게
보장되어 있지 않고 사회분위기도 성숙되지 못한 상태이며 지적소유권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업을 위해 바람직한 것은 기술과 자본 두가지를 모두
가지고 창업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기술은 있어도 자본이 없는 경우 또는
자본은 있어도 기술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본과 기술이 잘 융합되어 창업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먼저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신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창업과정도 세단계로 나누어서 생각해야 한다.

첫단계는 아이디어에서 기술개발단계이다.

실용신안이나 특허를 취득하여도 시제품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자본과
기술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연구개발과정에서 자기소득의 수입원이 없어 개발에
전념할수 없을뿐 아니라 또한 기술개발에 막대한 연구비가 투입되어야
한다.

만일 기업자체에서 개발이 진행된다면 효율적이다.

이런 경우 자본과 연구인력지원을 받기 쉽다.

그러나 개인창업자는 그 개발의 과실이 참여기업으로 귀속되고 만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에 기업과 협력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다음 단계는 상품화과정이다.

시제품이 나와도 생산단계에 들어가자면 연구개발단계에서 가졌던
기술보다도 더어려운 제조기술에 부딪치고 또한 더 많은 자본이 소요되게
된다.

이 경우 대기업과 협조한다면 좋겠지만 개인개발자의 입장은 앞단계에서
말했듯이 대기업의 참여를 바라지 않는다.

더러는 대기업이 참여하더라도 굴욕적인 조건을 제시하여 받아들이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세번째 단계가 판로확보과정이다.

신제품은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도 않고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낮아 구매력이 약하다.

어느정도 구매력이 높아질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신제품이 성숙단계에 이르려면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신생기업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운영은 피할수 없다.

더욱이 제조업은 많은 비용과 인건비 등을 지출해야 한다.

큰 수요자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코 시장확보가 순탄치 않다.

관련 제품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기업은 신생기업의 도전을 무디게
하려는 목적으로 시장을 교란시키기도 한다.

이와 같은 창업과정을 고찰하여 볼때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하여 시장을
확보하기까지 창업과정은 많은 난관과 장애의 연속이며 이를 극복하는
도전이다.

그러나 창업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은 우리경제의장래를 살리는
길이며 현재 절실한 정책과제다.

창업조성시책은 여러 제도개선과 정책개발로 창업분위기를 조성함과
더불어 좀더 적극적인 투자정책도 고려하는 정책방향이 설정돼야한다.

그 투자정책은 공공자본을 씨앗자본으로 투입하여 개인자본을 흡수하는
방안이다.

그리하여 개인투자가의 심리적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하면서 신기술의
창업에 투자하는 자본으로 유도하자는 정책이다.

물론 그 씨앗자본에 대하여 일반인은 크게 두가지 의문점을 생각할
수 있다.

우선 그 씨앗자본이 정부의 자본으로 출발하면 정부의 간섭이 크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다음은 벤처기업에 투자함을 목적으로 하면서 창업의 여러단계에 대한
적절한 사업성 평가능력과 경험을 겸비한 기관이 어디 있느냐 하는
의구심이다.

이러한 문제점에서 정부도 모험사업을 지원하는 자본투자를 기피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필요한 방안이 적절한 대안도 없이 표류한다면 우리의 벤처기업
투자정책은 모험에의 도전을 두려워하는 심리적 갈등에서 영원히 벗어나기
어렵다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