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상의 지수경기와 실제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의 괴리가 갈수록 확대돼
지난해엔 10년이래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7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체감성장률은 3.5%에
불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잠정치인 7.1%와는 무려 3.6%포인트나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의 체감성장률은 8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불황기였던
89년(4.5%)과 92년(5.8%)의 체감성장률에 비해서도 낮았다.

89년과 92년의 실질성장률은 각각 6.4%와 5.1%로 지난해의 실질성장률보다
오히려 낮았었다.

연구소는 지난해 체감성장률이 이같이 낮았던 것은 수출주력상품의 단가
하락에 따른 채산성악화, 재고누증등의 요인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주력상품의 수출단가는 90년을 1백으로 할때 92.6으로 90년대들어
가장 낮았다.

특히 반도체등 전자의 경우 수출단가가 53.8까지 폭락, 채산성을 극도로
악화시켰었다.

연구소는 실질성장률과 체감성장률 사이에 괴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실질
성장률이 96년에 생산된 물량을 90년 가격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가격
하락에 따른 채산성악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수출단가 하락등 교역조건 악화에 따라 모두 14조4천억원
의 손실이 발생, 체감성장률을 마이너스 2.72%포인트 떨어뜨린 것으로
추산했다.

또 생산조정지연등으로 발생한 재고누적으로 지난해 3조3천억원의 손실분이
발생했으며 실질성장률을 0.92%포인트 과대평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86년의 경우 교역조건 개선, 재고감소 등으로 실질성장률은 11.6%
였으나 체감성장률은 무려 14.8%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90~93년 사이에도 체감성장률이 실질성장률보다 커 기업이나 가계가
느끼는 경기는 수치보다 좋았던 것으로 추산됐다.

<박영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