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메이저 영국 총리는 얼마전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총선 실시를 위한 의회
해산을 요청해 영국은 본격적 선거국면에 들어섰다.

5월1일 노동절(메이데이)에 실시될 이번 총선의 초점은 제1야당인 노동당이
18년만에 정권을 탈환할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최근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 지지가 52%이고 보수당은
겨우 25%수준이며 10여%를 자유당이 차지하고 있다 한다.

대처의 보수당 정권을 출범시킨 79년 총선은 과장해서 말하면 세계 정치의
조류를 변화시킨 것이었다고 할수 있다.

소득세율의 평준화, 국유기업의 민영화, 복지국가의 후퇴와 작은 정부,
그리고 시장경제의 중시 등이 그녀의 정책이었다.

그후 레이건 미대통령을 비롯해 "철의 여인" 정책에 공영한 정부가 속출해서
그녀가 솔선한 개혁노선은 현재 선진 각국의 공통된 기본정책이 되다시피
하고 있다.

한편 지난 94년에 당권을 장악한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도 종전의 노동당은
아니다.

그는 "혁신 노동당"이란 구호아래 시장법칙의 수용, 생산시설의 국유화포기,
노조우선정책의 종언과 세금확대정책의 포기 등 현실주의 노선으로 전환해
좌파라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유권자의 노동당 지지율이 높은 것은 보수당정권 아래 실시된 개혁
에서 생긴 "그늘진 부분"을 노동당이 맡아 미조정해 달라는게 아닌가고 풀이
하는 견해도 있다.

토니 블레어는 에딘버러 출신으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런던
에서 변호사를 개업했다.

그는 부친이 철저한 보수당 지지자였으나 노동당을 선택했고 83년 30살때
첫 당선돼 닉 키녹, 존 스미스 등에 이어 당수가 된 이색적 인물이다.

영국 언론은 그의 정책과 행동이 보수당(토리당)을 방불케 한다고 해서
"토니"를 "토리"로 별칭을 붙여줄 정도다.

메이리 총리는 총선 일자를 발표하면서 "92년처럼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실 당시에도 보수당 인기는 바닥세였지만 결과는 보수당의 "낙승"이었다.

선거란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수 있다.

다만 새삼 놀라운 일은 지난 18년간 영국 총리는 대처 메이저 두사람뿐
이었다는 사실이다.

개혁과 정권교체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뜻인가.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