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없다.

사랑도 마찬가지.

부모가 "자식을 쏘아 올리는 활"이라면 사랑은 "행복을 쏘아 올리는 활"
이다.

"필링 미네소타"는 형수와 시동생간의 일탈된 로맨스를 그린 영화.

금지된 사랑은 위험하고 고통스러울수 밖에 없다.

주인공 잭스 (키아누 리브스)는 형에게 얻어맞던 기억과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애증을 안고 성장했다.

이때문에 그는 감옥을 뻔질나게 드나든다.

형 샘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에 돌아온 그는 피로연에서 형의
신부 프레디 (카메론 디아즈)를 보고 새로운 삶에 눈뜬다.

그녀는 갱단 회계원인 샘과 강제 결혼하는 처지.

무식한 샘에 비해 매력적인 잭스를 보는 순간 그녀의 마음도 걷잡을수
없이 흔들린다.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샤워실에서 격렬한 사랑을 나누고 마침내 도피를
결심하는 두사람.

이는 곧 어긋나기만 하는 현실로부터 탈출하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탈을 감행하는 순간부터 러브스토리는 밑으로 가라앉고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가 표면으로 떠오른다.

아내를 뺏긴 샘의 추적과 잇단 총격전.

한적한 호텔에서 갑자기 샘과 마주친 프레디는 그의 총에 맞는다.

샘이 욕조에 눕혀놓은 시체를 뒤늦게 발견한 잭스는 취중에 자신이
저지른 일인줄 알고 망연자실한다.

그녀를 숲속으로 옮겨 낙엽을 덮어주는 잭스.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가 일을 꼬이게 만들고 호텔주인의 협박전화,
보스의 죽음 등 어이없는 사건이 계속된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프레디가 갑자기 나타나면서 얘기는 또한번
반전된다.

옆구리에 총상을 입은 그녀가 우여곡절끝에 목숨을 건져 샘의 음모를
파헤친 것.

영화는 얼마뒤 프레디와 잭스가 라스베가스에서 재회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녀의 죽음과 재생이라는 통과의례를 일탈된 사랑의 승화로 끌어올린
연출력이 예사롭지 않다.

스릴러기법이 지나쳐 극의 흐름을 거칠게 만든 게 흠.

( 3월1일 서울 동아 브로드웨이 녹색 키네마 개봉 예정 )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