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겟 닭고기햄 치킨패티 닭불꼬치..."

별다른 요리절차없이 집에서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에 데워 간단히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닭고기 2차 가공제품이다.

닭고기하면 아직은 전통적인 백숙이나 닭도리탕, 아니면 체인점에서 파는
켄터키치킨 전기구이 장작구이 숯불바비큐 등을 연상하지만 최근들어서는
2차 가공제품의 시장도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다.

하림 영육농산 미원마티커 대연식품 등 닭고기회사들도 수익성제고와
육가공시장의 개방에 대비해 2차 가공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닭고기회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2차 가공품은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는"
효자상품이다.

가정을 파고들어 닭고기 총수요를 늘릴 수 있는데다 1차제품에 비해
부가가치를 2배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월 육가공제품 시장이 전면 개방된다는 점에서 닭고기 2차 가공품
개발은 외국회사들의 상륙에 앞서 시장을 선점하다는 의미도 갖는다.

물론 닭고기 2차 가공제품의 시장규모는 아직은 미미하다.

지난해 국내 닭소비는 모두 4억마리 정도.

마리당 3천원으로 따져도 1조2천억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이중 2차 가공제품의 비중은 3%선에 불과하다.

85%가 통닭으로 나가 백숙 전기구이 켄터키치킨 양념통닭 숯불바비큐
등으로 요리되고 나머지는 날개 다리 등으로 쪼개진 부분육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닭고기 시장 구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대 주부를 중심으로한 수요확대와 닭고기 가공회사들의 부가가치제고
전략이 맞물려 올해 닭고기 2차 가공제품 시장은 작년에 비해 4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닭고기 2차 가공제품은 20여종.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상품인만큼 2차 가공제품은 무엇보다도 간단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돼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너겟 닭고기햄 치킨버거 등이다.

"너겟"은 닭가슴살을 뜯어 조그맣고 먹기좋게 재구성한 제품.

90년대초 하향곡선을 그리던 맥도널드의 매출곡선으로 상승으로 돌려놓은
"맥너겟"이 바로 너겟제품이다.

국내 닭고기 가공업체들은 별모양 하트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너겟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닭고기 햄은 말그대로 닭고기가 들어간 햄이다.

햄은 원래 돼지고기다.

하지만 닭고기를 첨가함으로써 맛을 새롭게 함과 동시에 값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닭고기 값은 돼지고기의 60%선에 불과해 닭고기 배합비율을 높이면 높일
수록 값은 낮아진다.

그래서 돼지고기보다 닭고기가 더 많이 들어간 제품까지 나왔다.

닭불꼬치는 신토불이 닭가공제품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편의점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이 제품은 냉동
보관으로 어묵을 대신할 수 있는 간식이나 술안주로 많이 이용된다.

이외에 어린이 도시락용 2차 가공품과 햄버거에 넣어 먹을 수 있는
치킨버거 등도 시판되고 있다.

영육농산이 지난 1월 닭고기 가공공장을 오픈한데다 국내 최대 닭고기
회사인 하림이 오는 5월 4백억원을 투자한 대규모 닭고기 가공공장을 새로
열 예정이어서 앞으로 새로운 제품들이 더 많이 선보일 전망이다.

대연식품의 서대진 부사장은 "다이어트바람이 불면서 90년부터 미국에서
닭고기 수요가 급팽창한 것만 봐도 닭고기의 우수성을 알수있다"며 "제품
개발의 여하에 따라 닭고기 가공제품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