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에 빠진 한국기업들과 대조적으로 미국기업들은 지난해 두자리
숫자의 순이익증가율을 기록하는등 알짜배기 장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간경제지 비즈니스위크가 미국의 9백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96년
사업결산을 집계 분석한 결과, 세후순이익은 모두 3천2백1억2천4백만달러로
전년대비 14%가 늘어남으로써 91년이래 6년연속 두자리수의 순이익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96년도 4.4분기의 순이익증가율은 33%를 기록하는등 미국기업들이
일대 호황을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

또 9백대 상장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모두 5조2천3백53억6천6백만달러로
전년대비 9%의 비교적 양호한 매출액증가율을 보였다.

미국기업들의 영업실적이 매우 양호한 것은 정유 통신 제약 항공기제작
증권업등에서 근래들어 보기드문 호경기를 만났기 때문이다.

엑슨을 비롯한 에너지업종의 경우 지난해의 세계적인 고유가로 인해 69%의
순이익증가율을 나타냈다.

엑슨은 GE(제너럴일렉트릭)가 96년도 결산순이익 최대사타이틀을 차지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을 깨고 75억1천만달러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린
회사로 등극했다.

AT&T등이 속해있는 통신업종은 지난해 매출액및 순이익증가율이 각각
11%와 1백16%를 기록해 정보통신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점을 과시
했다.

제약업체들도 약물치료가 증가하는 사회추세속에서 신약개발붐이 일어난데
힘입어 28%의 높은 순이익증가율을 보여 제약업 전성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기제작및 관련업체들은 항공운송업체들의 여객기 발주가 속출한데 따라
호시절을 만끽했다.

대표적인 기업인 보잉은 매출액 16%및 순이익 1백79% 증가의 환상적인
영업실적을 자랑했다.

또 메릴린치같은 증권회사들도 증권시장의 주가상승세를 타고 순항했다.

심지어 불경기를 만난 반도체업종에서도 인텔은 상대적으로 경기를 덜 타는
비메모리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함으로써 전년에 이어 계속
양호한 실적을 올려 주목을 끌었다.

불황에 허덕인 업종은 목재 금속 기계 엔지니어링 전력업등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인 GM은 96년에도 전년에 이어 "매출액 1위"의
자리를 지켰으나 신차판매 부진과 파업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18%나 감소
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금년도 미국기업들의 영업실적 전망과 관련해 작년보다는 실적이 약간
떨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저명한 경기예측가인 프리마크컨설팅의 앨런 시나이수석연구원은 "낙관적
으로 본다고 해도 97년도의 순이익증가율은 겨우 10%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나이수석연구원은 미국경제의 성장률이 GDP(국내총생산) 기준으로
작년만해도 3.4%에 달했으나 금년에는 2.6%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제아래
기업들의 이익증가율도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우려로 인한 금리상승 우려도 올해 미국기업들의 경영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 양홍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