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저공해 차량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성능과 구조를 개선해 배기가스의 유해물질을 대폭 줄인 엔진을 개발,
성능시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는 이런 과정을 거쳐 늦어도 2000년께는 배기가스의 유해물질 배출량을
기존차량의 10%까지 줄인 저공해 차량이 실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이 이처럼 저공해 차량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환경보호가 심각한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배기가스 규제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공해엔진의 개발이 가장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올해부터 판매차량의 일정부분을 저공해차량
으로 판매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아직 국내업체들은 현지 판매량이 많지 않아 예외인정을 받고 있지만
2000년부터는 다른 업체와 똑같은 적용을 받게 된다.

물론 국내업체들도 전기자동차나 태양광자동차와 같은 무공해차량의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선진업체들도 전기차나 태양광차는 아직 실용화에 상당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엔진 성능 개선을 통한 저공해차량과 가솔린엔진에 버금가는 압축천연가스차
등 대체연료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연비 향상도 같은 목적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배기가스 유해물질의 배출량을 10분의 1로 줄인
초저공해 차량을 개발했다.

공해의 주범인 질소산화물(NOx)은 미국의 차세대 초저공해자동차(ULEV)
기준보다 4분의 1까지 낮췄다.

특히 현대는 이 차를 개발하면서 엔진 배기밸브 부분에 공기를 불어넣어
연소를 촉진시키는 장치와 시동초기 엔진온도를 높여 일산화탄소(CO)와
탄화수소(HC) 배출량을 줄이는 장치를 개발, 선진 각국으로부터 특허를
받아냈다.

현대는 이와 함께 그동안 개발해온 초희박연소(린번)엔진을 올해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이 엔진은 공기와 연료의 혼합비를 20대 1로 조정해 연료 소모량을 줄이고
엔진에 산소센서와 특수촉매장치를 부착해 질소산화물을 크게 줄인 엔진이다.

기존엔진의 혼합비는 14대 1이다.

현대는 디젤엔진 분야에서도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미국의 배기가스 기준에 맞춘 고팽창엔진을 개발해 올해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2천cc급인 이 엔진은 고출력. 저연비를 실현해 출력은 30%, 연비는 15%
향상시켰다.

연말부터 생산돼 포텐샤에 장착된다.

이와함께 1천8백cc급의 린번엔진도 개발을 완료, 올해부터 세피아용으로
생산하게 된다.

기아는 특히 현재 미국시장에서 호평을 얻고 있는 스포티지의 압축천연가스
차를 개발, 곧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우자동차 역시 미국시장을 겨냥해 2천cc급의 SS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출력과 연비가 기존엔진보다 15~20% 향상된 것은 물론 미국기준의 배기
가스규제를 충족시킨 엔진이다.

또 린번엔진도 개발 완료단계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