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진칼럼] 한국호는 침몰하는가 .. <정치/경제 총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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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는 인간을 "망망대해의 나비"에 비유했다.
반도체 산업도 "사르트르의 나비"로 불리는게 요즈음 추세다.
나비는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날갯짓을 해야한다.
한시라도 쉬다보면 그대로 바다에 빠져 죽는다.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반도체는 더하다.
하루라도 기술개발을 위한 날갯짓을 게을리하면 경쟁자에게 그대로 먹혀
버린다.
옛날에는 연단위로 날갯짓을 하면 됐지만 지금은 월단위 아니 일단위로
날갯짓을 해야한다.
반도체산업의 이른바 진부화(obsolescence)주기가 짧아진 것이다.
생존이라는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반도체에 쏟아 부어야 하는 시설투자비는
버는 돈을 다 집어넣어도 모자란다.
회계장부상으로는 흑자지만 현금흐름(cash-flow)상으로는 적자라는 얘기다.
발을 들여놨으니 뺄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블랙홀"속에 빠져든 것이다.
냉철하게 따지고 보면 반도체만큼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업종도
없다.
95년 개당 50달러까지 팔려나가며 톡톡히 효자노릇을 했던 16메가D램
반도체는 요즈음 6달러선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반도체에서 발생한 외화유입감소분이 1백40억달러니까 무역적자
2백30억달러 대부분이 반도체불황에서 비롯됐다.
반도체는 한국호를 침몰위기까지 밀어넣은 장본인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타격이 일시적인 것이라면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이 반도체를 주력상품으로 안고 있으려 하는 한 한국경제는
반도체산업이 지니고 있는 특성과 이에따른 희비곡선에 그 운명을 내
맡기지 않을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반도체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철강 조선 자동차등도 흔들리고 있다.
"OECD 회원국"이 됐다며 위세좋게 출항했던 한국호가 연초부터 초대형
암초에 걸려 기우뚱거리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새해들어 근로자들이 선상파업으로 나날을 지샌데다 엄청난 파괴력을
내포한 한보그룹이 부도내며 한국호를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간판기업인 현대자동차마저 월급을 줄수 없게 됐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그야말로 최악의 침몰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OECD에 가입하자마자 파선한 멕시코가 남의 집 일 같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보라는 제물이외에도 한국호는 이미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렀다.
유원건설 우성건설 건영 삼미특수강이 그들이다.
이들의 부도가 암초에 걸린 배를 살려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 어느 누구도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지 못하다는데
우리의 고민이 있다.
한국호에서 고비용 저효율등은 이제 너무 진부한 낱말이 돼버렸다.
지금은 교과서적 단어해석에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생존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정치적 고려에 의해 실린 무거운 뱃짐들을
하나하나 꺼내놓고 우리가 가고자하는 항구까지 가는데 도움이 되는 짐이냐
아니냐를 냉철히 가려내야 할 때다.
경부고속철도는 누가 뭐라고해도 정치적고려에 의한 뱃짐이었다.
고속철도는 전체공정의 10%밖에 진척이 안된 상태이지만 이미 누더기로
방치되어 있다.
국민들사이에 고속철도와 관련해 당국이 무언가 은폐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투명한 접근방식이 도입되지 않는한 고속철도와 관련한
국민의 의구심을 쉽게 잠재울수 없게 돼 있다.
우리나라 지형 기술력 자금력등이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후대에 더 큰 짐이 될지도 모른다면 이제라도 과감히 바다에 던져 버리고
잊어버리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쌍용자동차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에 자동차생산면허를
내준 것 또한 정치적 결정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양사간의 생각이 어떤 것이든 이들 두 회사는 한국호의 공동체적 뱃짐임에
틀림없다.
양사와 업계가 중지를 모아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때다.
지금까지 우리는 대형화만을 추구해 왔다.
물론 큰 것이 좋을 때도 많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작지만 아름답다"는 구호시대다.
우리나라의 산업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안이 된 "정치적 프로젝트"들이 말해 주듯이 우리나라 정치는 경제의
가장 큰 짐이 돼왔다.
경제가 더이상 정치의 희생물이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요즈음처럼 새로운
때도 없었다.
이제 정치인들은 빼자.
당정협의라는 용어 자체를 없애 버리자.
우리는 당정협의라는 미명과 표계산에 의한 국정왜곡을 수없이 목도해 왔다.
야당도 진실한 목소리를 내야할 때다.
배가 침몰위기에 몰렸는데도 선장자리만 노리고 음모와 비수만 들이대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
반도체 산업도 "사르트르의 나비"로 불리는게 요즈음 추세다.
나비는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날갯짓을 해야한다.
한시라도 쉬다보면 그대로 바다에 빠져 죽는다.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반도체는 더하다.
하루라도 기술개발을 위한 날갯짓을 게을리하면 경쟁자에게 그대로 먹혀
버린다.
옛날에는 연단위로 날갯짓을 하면 됐지만 지금은 월단위 아니 일단위로
날갯짓을 해야한다.
반도체산업의 이른바 진부화(obsolescence)주기가 짧아진 것이다.
생존이라는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반도체에 쏟아 부어야 하는 시설투자비는
버는 돈을 다 집어넣어도 모자란다.
회계장부상으로는 흑자지만 현금흐름(cash-flow)상으로는 적자라는 얘기다.
발을 들여놨으니 뺄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블랙홀"속에 빠져든 것이다.
냉철하게 따지고 보면 반도체만큼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업종도
없다.
95년 개당 50달러까지 팔려나가며 톡톡히 효자노릇을 했던 16메가D램
반도체는 요즈음 6달러선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반도체에서 발생한 외화유입감소분이 1백40억달러니까 무역적자
2백30억달러 대부분이 반도체불황에서 비롯됐다.
반도체는 한국호를 침몰위기까지 밀어넣은 장본인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타격이 일시적인 것이라면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이 반도체를 주력상품으로 안고 있으려 하는 한 한국경제는
반도체산업이 지니고 있는 특성과 이에따른 희비곡선에 그 운명을 내
맡기지 않을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반도체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철강 조선 자동차등도 흔들리고 있다.
"OECD 회원국"이 됐다며 위세좋게 출항했던 한국호가 연초부터 초대형
암초에 걸려 기우뚱거리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새해들어 근로자들이 선상파업으로 나날을 지샌데다 엄청난 파괴력을
내포한 한보그룹이 부도내며 한국호를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간판기업인 현대자동차마저 월급을 줄수 없게 됐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그야말로 최악의 침몰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OECD에 가입하자마자 파선한 멕시코가 남의 집 일 같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보라는 제물이외에도 한국호는 이미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렀다.
유원건설 우성건설 건영 삼미특수강이 그들이다.
이들의 부도가 암초에 걸린 배를 살려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 어느 누구도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지 못하다는데
우리의 고민이 있다.
한국호에서 고비용 저효율등은 이제 너무 진부한 낱말이 돼버렸다.
지금은 교과서적 단어해석에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생존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정치적 고려에 의해 실린 무거운 뱃짐들을
하나하나 꺼내놓고 우리가 가고자하는 항구까지 가는데 도움이 되는 짐이냐
아니냐를 냉철히 가려내야 할 때다.
경부고속철도는 누가 뭐라고해도 정치적고려에 의한 뱃짐이었다.
고속철도는 전체공정의 10%밖에 진척이 안된 상태이지만 이미 누더기로
방치되어 있다.
국민들사이에 고속철도와 관련해 당국이 무언가 은폐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투명한 접근방식이 도입되지 않는한 고속철도와 관련한
국민의 의구심을 쉽게 잠재울수 없게 돼 있다.
우리나라 지형 기술력 자금력등이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후대에 더 큰 짐이 될지도 모른다면 이제라도 과감히 바다에 던져 버리고
잊어버리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쌍용자동차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에 자동차생산면허를
내준 것 또한 정치적 결정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양사간의 생각이 어떤 것이든 이들 두 회사는 한국호의 공동체적 뱃짐임에
틀림없다.
양사와 업계가 중지를 모아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때다.
지금까지 우리는 대형화만을 추구해 왔다.
물론 큰 것이 좋을 때도 많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작지만 아름답다"는 구호시대다.
우리나라의 산업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안이 된 "정치적 프로젝트"들이 말해 주듯이 우리나라 정치는 경제의
가장 큰 짐이 돼왔다.
경제가 더이상 정치의 희생물이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요즈음처럼 새로운
때도 없었다.
이제 정치인들은 빼자.
당정협의라는 용어 자체를 없애 버리자.
우리는 당정협의라는 미명과 표계산에 의한 국정왜곡을 수없이 목도해 왔다.
야당도 진실한 목소리를 내야할 때다.
배가 침몰위기에 몰렸는데도 선장자리만 노리고 음모와 비수만 들이대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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