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는 약 1천여만명이 무선호출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무선호출을 사용하고 있는데 서비스는 이에 따르지 못해 적지
않은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다.

얼마전 친구의 결혼식에 갔다가 가입한지 4개월쯤된 호출기를 분실했다.

이 삐삐를 가입해제하려고 가까운 이동통신 대리점에 들러 해지를 원했으나,
대리점은 자기네 임의로 해지를 하여 줄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같은 회사의 대리점끼리 통신망이 갖추어져 있을 텐데, 해지를 해 줄 수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의 얘기인즉 해지는 할 수는 있는데,가입한 대리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같은 회사의, 같은 무선호출 서비스를 하는데 왜 해지가 안되느냐고
물었더니 아뭏든 자기네는 해줄 수가 없으니 가입한 대리점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받아 달라는 것이었다.

본인은 창원에 살고 있는데,삐삐가입은 회사에서 단체로 부산의 012
남포동지점에서 한 것이었다.

어쨌든 목마른 사람이 우물판다고 전화를 걸어 삐삐해지를 위해 "확인"을
해달라고 했더니, "팩시밀리로 신분증과 기타 필요한 서류를 보내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일반사무실에는 팩스가 대부분 보급되어 있지만 공장은 그렇지 않다.

하는 수 없이 친구의 차를 빌려 타고 창원에서 부산까지 해지를 하려고
갔는데, 그곳선 "가입한지 6개월이 지내지 않아 해지를 해 줄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법이 어디 있느냐고 따졌더니,그렇게 하여야만 이윤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소비자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그들의
행동에 너무나 화가 났다.

씁쓸하기 짝이 없었다.

어떠한 곳에서라도 해지를 할 수 있어야 하겠고, 또 소비자가 원하면
언제라도 관계없이 해지를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서비스가 아닐까.

호출기에 관한 많은 부가서비스(문자 음성등)를 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많은 것을 사용하겠는가.

그런 서비스는 필요치않으니 사람에 대한 서비스나 제대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무선통신회사라고 자부하는 그들이 소비자를 그렇게 무시
하고도 사업이 번창하는 것을 보면 참말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승희 < 경남 창원시 대원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