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의 보유부동산 매각계획은 법정관리신청설, 당진제철소 매각설등
이런저런 루머가 나도는 와중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보그룹은 시중에 나돌았던 소문은 자신들을 음해하려는 집단이
유포시킨 악성루머라고 일축해왔으나 서소문사옥등의 매각결정으로
자금사정이 어렵다는게 확인됐다고 볼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보그룹은 오는 3월 가동 예정을 현재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인
당진제철소 냉연공장의 건설자금과 운영자금에 충당키위해 이들 부동산을
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금난 해소를 위한 자구노력이긴하나 시중의 소문처럼 그렇게 자금사정이
나쁘지않다는 것.

지난 8일 시중은행들로부터 시설자금을 지원받음으로써 자금난을 상당폭
해소한데다 부동산 매각등으로 자체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자금상의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한보는 보고있다.

한보는 서소문사옥등을 판 후에도 지속적으로 자구노력을 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보는 또 지금은 철강경기가 나빠 어려움이 있으나 하반기들어
철강경기가 회복되면 당진 제철소가 그룹의 수익기반으로서 제구실을
독특히 할 수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한보철강 관계자는 "대만등 동남아지역의 업체와 장기계약을 체결하는등
수출은 지금도 괜찮은 편"이라며 "하반기들어 내수가 살아나면 흑자전환도
기대할 수있다"고 말했다.

특히 3월부터 냉연공장이 돌아가 핫코일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냉연강판을
생산하고 내년에 혁신제철설비인 코렉스설비가 완공되면 그룹전체가
본격적인 재도약단계도 접어들게 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혔다.

부동산 매각등을 통한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고비라고 할수있는 올상반기만
넘기고나면 향후에는 문제될게 별로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보의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서소문사옥 장지동땅 개포동부지등 매각대상 부동산중 서소문사옥은
몰라도 장지동땅은 제값을 받기 쉽지않다는게 재계의 분석.

한보는 그동안도 이 땅을 팔기위해 원매자를 물색해왔으나 여의치않아
팔지못하고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진제철소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최첨단설비를 갖추고있는 만큰 철강경기가 살아나면 제몫을 충분히
할 것이란 분석이 있는가 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당진제철소의 주력설비인 미니밀이 고철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이 고로제품에 뒤진다는 것.

특히 최근들어서는 국제고철값까지 상승세로 돌아서 채산성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코렉스설비도 세계적으로 검증되지않은 것이어서 어느정도 상업성을
가질지 미지수라고 철강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금리부담.

한보그룹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당진 제철소 건설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빌려왔기 때문이다.

한보철강의 부채만도 작년 6월말 현재 4조2천4백60억원에 달할 정도다.

평균차입금리도 10%를 넘는 것으로 전해고있다.

금리부담만 연간 수천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보철강이 96년 상반기중에만 8백98억원의 적자를 낸 것도 이자부담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원리금상환이 시작된다.

한보그룹이 자신들의 계획대로 어려움을 딪고 당진의 신화를 창조해낼
수있을지 주목된다.

<이희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