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 선경증권 이사 >

신년 계획을 세운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병자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96년의 직접금융시장은 전반적 경제상황을 반영하듯 매우 참담한 한해였다.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대비 22% 정도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고 채권시장도
지난 1월3일 11.88%로 시작한 은행보증 회사채 3년물 수익률이 12월23일
현재 12.58%를 기록하는 등 연초대비 약세로 마감할 듯하다.

선물시장도 주식시장의 약세를 반영하여 3월물 선물지수가 23일 현재
69.55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약세시장의 형태를 보였지만 채권시장 부문에서는 여러가지
변화된 모습도 찾아볼수 있었다.

4월에 회사채 수익률이 10.4%를 기록, 사상 최저 수익률을 보이면서 채권
수익률 한자릿수시대 도래를 점치기도 하였다.

또한 수익률 예측방법에도 변화를 요구했다.

경기후퇴기에는 설비투자 감소로 자금수요가 줄면서 금리가 하락한다는
전통적 견해가 재고증가로 인한 운전자금 수요증가라는 암초에 부딪쳐
오히려 수익률이 상승하여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당혹케 하였다.

주식시장의 침체를 반영하듯 96년 한햇동안 29조원의 회사채가 발행되는
등 채권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의존도는 심화되었다.

이중 무보증사채의 발행은 전년도의 5조5천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1조6천억원에 그쳐 채권시장 후퇴의 일면도 볼수 있었다.

이는 30대 계열기업이 부도를 일으켜 기업들의 신용도가 추락되어 기관
투자가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은 결과일 것이다.

전환사채시장도 금년에 8천억원이 발행되는데 머물러 지난해 1조8천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그동안 꾸준히 성장하던 전환사채시장과 무보증사채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단순 보증채 위주의 시장으로 회귀되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감출수 없다.

하지만 내년에는 최근 정부당국이 내놓은 국채시장의 활성화를 기반으로
한단계 발전된 시장을 기대해 보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