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관계법 개정에 항의하는 노동계의 총파업이 병원 지하철 등
공공부문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울대병원 등 대형종합병원들이 27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진료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졌으며 서울지하철(1~4호선)은 28일 오전
4시부터, 부산지하철은 29일 오전 4시부터,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30일 오전4시부터 각각 파업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극심한 교통대란이 우려
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26일 산하 88개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데 이어 이날
서울대병원 대우자동차 아남산업 등이 가세, 1백63개 노조 20만6천명이
파업을 벌였다.

특히 서울대병원 경희의료원 등 병원노련 소속 14개 의료기관에서는
간호사 조무사 일반직원 등이 노동법개정 철회를 요구하며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가는 바람에 환자진료에 큰 차질을 빚었다.

28일부터는 의료기관 파업에 서울중앙병원 상계백병원 경북대병원 등
3개 병원노조가, 30일부터는 전남대병원 광주기독병원 동산의료원 (대구)
등 3개 병원노조가 동참할 예정이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이날 오후 6시부터 군자차량기지에서 비상총회를 갖고
당초 계획대로 28일 오전 4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갈 것을 재확인하고
세부투쟁지침 등을 마련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1시부터 화학노련 2백16곳, 금속노련 1백77곳
등 모두 4백93개 사업장에서 13만6천여명이 총파업에 돌입했으며 당초
28일 정오 끝내려던 총파업을 연말까지로 연장했다.

그러나 금융노련은 준비부족을 이유로 연내에는 총파업에 동참하지
않기로 하는 대신 28일부터 모든 조합원이 사복차림으로 근무하로 했다.

버스업체노조들로 구성된 자동차노련은 이날 열린 지부별 대표자회의에서
28일 오전 4시부터 서울 부산 대구 등 6대 도시에서 시한부 총파업에
돌입키로 결정했다가 시민불편을 감안, 4시간만에 계획을 철회했다.

울산지역 현대계열사중 현대알루미늄 등 6개 사업장은 이날 회사사정을
이유로 파업유보를 선언했고 파업이 계속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강관 등 3개 사업장에서는 파업 참여율이 매우 낮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