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에서 적자로 전환된 회사들의 주가가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증권거래소가 상반기 적자전환기업들의 하반기 주가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해당기업의 주가는 평균 1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전환된 51개사중 61%인 31개사는 최고 234%까지 주가가 상승했고
20개사만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17.6% 내렸음을 고려하면 대단한 선전으로 볼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장세가 실적이 전혀 먹히지 않고 루머성 재료나
인위적인 주가조작세력에 따라 춤을 추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을 보고 정석투자한 투자자는 고전한 반면 루머를 쫓은 사람들은
이익을 본셈이다.

기업별로 보면 부산산업은 주가가 233%나 뛰어올라 적자전환기업중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동(76.6%) 한신기계(74.4%) 조흥화학(73.8%)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은 이른바 작전세력들의 손때를 탄 종목이다.

또 한보철강은 32억원 흑자에서 899억원의 큰폭으로 적자전환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31.3% 올랐다.

한보철강은 만기도래한 CB의 현금상환부담을 덜기위해 주가를 떠받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같은 예측불허의 주가움직임은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등을 돌리게 만든다"고 지적하고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정석투자가 외면
받는다면 증시 활성화는 요원한 길"이라고 촌평했다.

< 백광엽기지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