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선물 결제일인 지난 12일 후장 막판에 주가가 폭락해 그 원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가폭락사건은 지난 5월 선물시장이 개설된후 처음이어서 현행
선물시장 운영방식에 허점이 있지 않으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선물 최종결제가격을 산정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선물
결제일인 3, 6, 9, 12월 두번째주 목요일에 이같은 주가폭 등락사태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소는 이날 "12.12 주가 급변에 대한 원인 추정"이라는
자료를 통해 문제점이 드러나면 선물최종결제가격을 다음날 시초가 또는
당일 일정시간 평균가격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소가 내놓은 중간 조사자료에 따르면 12일 후장동시호가에 나온
매도주문은 모건스탠리증권 위탁주문 중심으로 약 120만주이며 이중 93만주
(105억원)가 체결됐다.

또 주문한 주식은 모두 93종목이며 이중 92종목이 KOSPI 200 구성종목이었고
이들 종목중 34개 종목이 하한가로 체결됐다.

이 주문을 낸 외국인은 약 6억원정도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소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시장을 비관적으로 본 매도주문
이라고 보기는 힘든 것으로 판단했다.

파생상품과 연계된 의도적인 매도주문이라는 것이다.

거래소는 이번 사태를 4가지 정도로 추정했다.

<>선물매도포지션의 이익을 위해 현물매도를 통한 주가지수 하락유도 <>차익
거래포지션을 해소 또는 설정하기 위한 대량매도 <>해외 KOSPI 200관련 장외
파생상품과 연계된 매도 <>헤지포지션을 선물투기포지션으로 전환하는 과정
에서의 매도 등으로 추정했다.

거래소는 이중 첫번째의 경우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12월물에 매도포지션을 취했던 외국인이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지 못하자 현물을 하락시킴으로써 차익을 얻으려했다는
추정이다.

이는 12월들어 주가가 반등세를 보여 매도포지션을 해소하지 못한 투자자들
이 많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지난 11일 현재 12월물의 매도포지션 잔고는 선물시장이 개설된 이후
가장 많은 4,430계약에 달했으며 이중 외국인분도 980여계약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손실최소화를 위한 매매기법의 일종이란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삼성증권 이정관 과장은 "이번 선물결제일의 주가폭락은 청산되지 못하고
넘어온 미결제잔고가 많아 미결제잔고를 많이 가진 투자자가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현물을 파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예상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