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필리핀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가스복합화력 발전소를
수주했다.

한전은 필리핀 전력공사(NPC)가 발주한 1백20만kW급 바탕 가스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입찰에서 일본의 마루베니, 독일의 지멘스, 영국의 파워 젠사
등 6개의 경쟁업체를 제치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10일 발표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1백50km 떨어진 바탕지역에 들어설
이 발전소는 건설비만 7억달러, 총 투자비는 15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전은 이 발전소를 건설해 20년간 운영하며 전력판매요금 등으로
투자비와 이윤을 회수한 후 필리핀 전력공사에 넘기게 된다.

한전은 내년초까지 필리핀 전력공사와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협의하고
계약을 체결한 뒤 오는 99년초 공사에 착수, 2002년께 상업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로써 한전은 필리핀 전력생산설비의 약 20%를 보유한 최대의 민간전력
회사로 부상하게 됐으며 이를 계기로 동남아 전력시장 진출도 보다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필리핀의 65만kW급 말라야 화력발전소를 보수해
운영해오고 있으나 해외에서 발전소를 신규 건설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남부 팔라완섬 부근 바다에서 발견된 천연가스전
개발에 따라 바탕지역에 대규모 가스발전소 건설을 추진했었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