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에서 패배한 보브 돌 공화당 후보가 "할 일"을 얻었다.

낙선직후 "내일은 생애 최초로 아무런 할 일이 없는 날"이라고 말한 그가
프랑스 항공회사의 상업광고에 출연한 것.

돌 후보는 21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등 6대 유력 일간지에 일제히
실린 에어프랑스의 항공료 할인 광고에 등장했다.

"아무 할 일이 없다구요?"란 제목아래 돌후보가 활짝 미소지으며 손을
흔드는 이 광고는 에어프랑스가 연말연시 파리-뉴욕간 항공권을 파격적인
가격(2백99달러)에 판매한다는 내용.

이 광고를 기획한 뉴욕의 블럼-허브스트 라이스 광고대행사는 "돌후보의
선거패배 시인 연설에서 힌트를 얻어 크리스마스시즌과 신년초 파리
여행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이같은 광고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광고보다 더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돌후보가 출연료 3천달러 전액을
워싱턴의 한 양로원에 기부한 사실이다.

에어프랑스는 돌후보가 "출연료를 개인용도로 챙기지 않겠다"며 이를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해 사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평생을 바친 정치인생을 조역으로 마감한 돌.

그러나 선거패배의 아픔을 딛고 보람있는 "할 일"을 찾아가는 그에게
미국민들은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고 있다.

< 뉴욕=박영배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