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단] '손 안에 돌' .. 공광규
세 살배기 딸 문주가
양손에 자갈 한 움큼 쥔 채 오르려다
번번이 넘어지며 운다
손을 비우면 쉽게 기어오를 돌계단
버려라 버려라 하는 내말 알아듣지 못해
번번이 나동그라져 운다
저런! 빈손이면 쉬울 텐데
그러고 보니 서른여섯 살 나
쓸모 없는 잡석 양손 가득 쥐고
법당에 오르려 애쓰고 있다
이런 어리석은.
시집 "지독한 불륜"에서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8일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