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아시아 횡단철도 구축사업에 이어 아시아 각국의 도로를 연결,
유럽까지 잇는 아시아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8일 남동희 건설교통부 수송심의관은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
이사회(ESCAP)가 유럽 각국을 고속도로로 잇는 유러로드(EURO ROAD)처럼
아시아 각국을 연결하는 아시아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ESCAP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각료회의
보고서에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건교부는 이에 따라 아시아고속도로 노선선정 과정에서 노선이 한국에
보다 유리하게 그어질 수 있도록 관계자를 이달말 ESCAP 본부가 있는 태국
방콕에 파견, 협의를 벌이도록 했다.

ESCAP이 지금까지 구상해온 아시아고속도로 예상노선도는 한.일 해저
터널을 뚫어 일본과 한국을 연결한 뒤 한반도를 지나 중국 심양과 북경을
거치며 북경에서 남북으로 갈라져 유럽까지 이어지도록 돼 있다.

남부노선의 경우 북경에서 상해, 베트남, 태국을 거쳐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북부와 파키스탄, 중동지역, 터키, 아프가니스탄을 지나 남유럽으로
연결되며 총연장은 2만3천km에 달한다.

북부노선은 북경에서 몽골, 시베리아를 거쳐 모스크바, 북유럽을 거쳐
프랑스 파리까지 연결되는 총연장 1만5천km이다.

아시아고속도로가 완성되면 서울에서 파리까지 시속 1백km로 달려
일주일이면 도착한다.

현재 아시아고속도로 전체 예상루트 가운데 북부노선과 남부노선을
연결하는 북경에서 상해에 이르는 지역만 연결도로가 없을 뿐 나머지는
대부분 도로망이 연결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나라마다 도로상태가 서로 다르고 비포장 도로도 많아 아시아
고속도로가 가동되려면 도로의 확.포장 사업과 연결사업에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한반도의 고속도로 연결사업에는 남북간의 합의가 전제돼야 하고
입장이 조금씩 다른 60개 ESCAP 회원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등
난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 남궁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