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폐기물 처리기술의 개발보다는
오염 원인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렇게 볼때 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쓰레기 종량제와 음식물 찌꺼기
줄이기운동 등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닙니다"

환경학회와 폐기물학회 초청으로 지난달 31일 내한한 제임스 영
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석좌교수는 "환경친화적 생산공정의 개발과 설비
개선, 폐기물 줄이기 등의 지속적 노력만이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생물학적 수처리의 권위자인 영 교수는 "미생물을 이용한 폐수정화
방법은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화학적 처리법과는
달리 오염물질을 메탄이나 이산화탄소 등으로 바꿔 완전 분해하므로
2차오염의 우려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부영양화의 주원인인 질소와 인에 미생물을 투입하면 질소는
기화돼 공기중으로 증발되고 미생물에 흡수돼 침전물을 생성하는 인은
비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시화호나 새만금호 처럼 오염이 심각한 인공호수에도 이 처리법을
적용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수로 유입되는 오염수는 미생물을 이용해 처리하고 현재
호수 안에 담겨있는 1억t 가량의 물은 스스로 정화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 방법이 될것"이라고 조언하면서 "자연정화력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나지만 계속 유입되는 오염수를 막아야만
제기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5대호의 하나인 리호의 오염이 한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으나 이 방식을 15년여에 걸쳐 꾸준히 적용한 결과 이제는 맑은
물을 되찾았습니다.

스위스나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이런 예는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도시 하수처리와 관련해서는 "단순히 처리기술에 의존하기 보다는
어떤식으로 하수배출을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미 처리법은 충분히
개발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또 "환경정화는 정부와 민간의 공동책임이기는 하지만 결국은 정부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정부의 관련 법규 제정과 예산지원이
국민들의 환경운동과 조화를 이룰 때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미국과 유럽도 이같은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영 교수는 미국 환경처 회원이며 세계적 석유회사 아모코와
국내의 (주)진도, 삼남화학 등에서도 자문역을 담당하고 있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