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잘 치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진정 좋은 스윙으로 일관성있는 샷을 날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위기일수록 "쫄지 않고" 치는 것이다.

아마추어에게 더 부합되는 것은 나중의 방법이다.

당신은 대개 내기를 할테고 라운드마다 종반에는 "패자냐, 승자냐"의
결정적 순간이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다음 스토리는 당신의 배짱을 당장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아놀드 파머가 전성기였던 시절 그는 월드매치플레이선수권대회 최종일
15번홀까지 영국의 닐 콜스에 2홀을 이기고 있었다.

나머지 3홀중 2홀을 비기기만 해도 그는 우승이었다.

영국 웬트워스의 웨스트 코스 16번홀 (파4)은 페어웨이가 극히 좁아
선수들은 스푼이나 1번아이언 티샷을 당연시 했다.

파머도 이전까지는 항상 1번아이언 티샷을 했다.

그러나 우승이 가려지는 최종 순간 그는 오히려 드라이버를 뽑아 들었다.

놀란 얼굴의 친구에게 파마가 속삭였다.

"이런 결정적 순간에 내가 과연 완벽한 드라이버샷을 뽑아 낼 수 있는지
보고 싶은 것 뿐이야. 이럴때 내 심장을 테스트해 보지 언제 하겠나"

물론 파머는 우승했다.

위기때 오히려 자신을 테스트해 보는 골프.

그런 마음으로 치면 설령 OB가 난다해도 기분이 별로 나쁘지 않을
것이다.

"컨트롤"이란 살살 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살려내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