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구 금호그룹회장(59)은 재계에서 "의리있는 장사꾼"으로 통한다.

개인적으론 온화하고 인정이 많은 편이지만 사업에선 도전적이며 집념이
강한 외유내강형이란 평가다.

특히 그는 "의가 아닌 것을 취하기 보다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는 것이
낫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을 정도로 의리의 사나이다.

친형인 박성용 명예회장이 "정구는 함께 고생한 사람을 절대 버리지 않는
성격"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는 "직원들의 뺨을 때리더라도 그만두라는 소리는 절대 하지 않았다"는
부친 고 박인천 선대회장의 성품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따르는 사람이 많고 보스기질이 있다는 얘기도 듣는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지난 60년 당시 삼양타이어공업(금호타이어 전신)
에 입사해 부친으로부터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광주고속 대표,
금호실업 이사, 금호타이어 대표, 그룹 부회장 등을 거쳐 경영일선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 4월 그룹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박명예회장으로부터 회장직을
물려받아 총수가 된 그는 금호의 후반세기 경영전략을 "비전 경영"으로
삼고 조용한 변화를 시도중이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