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그룹 총수로서는 "신세대"다.

나이도 51세로 젊다.

회장에 취임한지는 올해로 2년밖에 안된다.

젊은만큼 공격적이고 진취적이다.

LG그룹에선 구회장이 취임한 뒤 "도약"이라는 단어가 모든 전략의 핵심이
됐다.

"요즘같은 경쟁 시대엔 한걸음씩 나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단숨에 열걸음, 아니 할 수 있다면 백걸음도 나가야한다"는 게 구회장의
지론이다.

이같은 생각은 LG그룹의 장기비전인 "도약 2005"에서 그대로 풍겨나온다.

2005년까지 그룹의 매출액을 지금의 6배인 30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도약인 셈이다.

그 도약을 위해 구회장이 제시한 방법론 역시 공격적이다.

이는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분야에서는 과감히 철수한다는 것.

지금의 이익보다는 미래의 성장가능성을 더 중시해 전략사업에 그룹의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는 것.

이같은 구회장의 "공격적 경영"은 삼성 현대 등을 물리치고 PCS사업권을
따낸 데서 엿볼 수 있다.

또 철저히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를 실시하고 국적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는 과감히 등용하겠다는 인사원칙도 그의 진취적 면모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구회장이 무조건 돌격 앞으로만을 외치는 것은 아니다.

구회장은 한국에서 몇안되는 3대총수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경영수업을 받았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그룹 임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린 것은
인화를 중시해온 LG그룹의 전통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불황 타개책으로 각 그룹들이 명예퇴직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을때
가장 먼저 "명예퇴직은 없다"고 선언한 것도 "가족주의"를 표방하는
LG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회장은 한마디로 가부장적 리더십과 진취적 도전의식을 가진, 공수를
겸비한 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