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우리극장(대표 고금석)이 대학로 세미예술극장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아버지를 바꿉시다"는 추석연휴중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작품.

파울마아르의 원작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번안.각색한 이 뮤지컬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아버지의 모자"로 상징되는 권력이 오용될 때
빚어지는 사회현실을 우화적으로 그리고 있다.

조카집을 방문한 고모는 조카네가 갑자기 이사를 간다며 이삿짐을 싸놓고
짐들을 막 밖으로 내놓으려 하자 이사가게 된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7일간의 사건을 재현해보자고 제의한다.

가족들은 이삿짐뭉치로 순식간에 기상천외한 무대장치를 꾸미고 버리고
가려던 집기들을 총동원, 연극에 필요한 소품으로 사용한다.

연극을 해본 결과 누구든지 아버지의 모자를 쓰면 이상한 힘이 생겨 그
사람의 지시나 명령을 따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온가족이 모자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내용.

할아버지(송경의분)에서 일곱살난 막내딸(정지은분)까지 각각의 역할과
배역에 맞는 노래와 춤을 보여주고 온갖 폐품들이 무대세트와 소품으로
쓰인다.

음향과 조명의 적절한 사용과 짜임새 있는 구성 등 배우출신인 정수진씨의
참신한 연출감각이 돋보이는 소극장뮤지컬.

공연은 10월20일까지, 평일 오후4시30분 7시30분 토 일 공휴일 오후3~6시.

741-6069

< 송태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