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많이 논의되는 경영 과제중 하나가 "팀웍", 즉 조직체내
화합 문제다.

기업활동과 직장생활의 기본 단위인 팀의 활력에 대한 논의는 사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우리기업 역시 출발 당시의 열위를 극 하는 과정에서 팀웍에 관한 한
우리 나름의 독특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온 것이 사실이다.

흔히들 한국의 경제 성장을 설명하면서 공동운명체로 표현되는 유교적
일체감(군사부일체)을 거론한다.

경제 개발 초기 우리 세대가 문제를 해결해 나간방식은 "함께 울고
함께 웃는 것"이었다.

계급 의식과 권위주의를 뛰어넘어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나누며 안간힘을
모은 것이다.

사명감을 공유하고 함께 울고 웃는 과정에서 우리 세대는 별다른 팀웍
훈련 없이도 화합과 협력의 원리를 체득했으며 별스런 교육 없이도 경계
없는 의사 소통을 실현해 왔다.

사실 우리는 샐러리맨의 수동적 체관(체관)을 넘어 경제 전사를 자임한
많은 선배 동료를 갖고 있다.

천연자원 없는 나라에서 수출 한길에 자신을 걸고 나라와 직장에 대해
운명적 일체감을 느껴 왔던 우리의 전통을 "팀웍"이란 외래어로 묶어
한마디로 개념짓는 자체가 어쩌면 무리일지도 모른다.

오늘날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의 경우에도 "팀"제 중심의 "하의상달"이
지배적인 의사 결정 과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필자가 일본에서 경험한 일이다.

세계적 자동차 회사의 R&D 파트에서 프로젝트 전략에 대한 의견이
상충된 일이 있었다.

이때 최고 경영자는 실무팀의 의견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물론 여러가지 고려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무팀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신뢰감이 없었다면 그런 결정이
가능했겠는가.

당시 필자는 내심 매우 놀라운 일로 받아들였었다.

결론적으로 조직의 팀웍은 상호 신뢰를 의미한다.

신뢰가 전제된 조직의 팀웍만이 비전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다가오는 21세기는 보다 신속한 의사 결정이 경영의 관건이 되는
시대라 하겠다.

신속한 의사 결정은 사람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될 때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조직의 팀웍역시 사람에 대한 이해와 믿음에서 출발한다.

아무리 좋은 컴퓨터도 츠 사 결정과 사람 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시대의 흐름을 읽되 기본과 중심을 잃지 않는 슬기가 필요한 때임을
절감하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0일자).